전용뷰어 보기 ?2015년 12월 29일 개인 페이스 북 올린 글 ? ? 김대중의 구술로 집필된 김대중 평전 새벽에 보면 자기 평생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에 대한 언급에서 김대중은 대단히 뜻밖에 대답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전두환 쿠테타 세력에 의해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에 있던 순간도 아니고 박정희의 똘마니들에 의해 납치되어 동해에 수장되기 직전도 아니요, 신군부에 의해 아들과 동료들이 극심한 고문을 당하는 걸 들을 때도 아니요, 연이은 대선 패배로 광주의 민주 영령들을 볼 낯이 없을 때도 아니었다. 바로 1965년 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한일기본조약에 당시 야권과 재야에서 거의 홀로 찬성하며 동지들과 주변사람들한테 배신자요 박정희의 똘마니요 반민족주의자, 독재정권의 주구, 친일파로 몰려서 온갖 왕따와 수모를 당할 때 였다고 한다.
?김대중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자신의 동지들에게 손가락질도 무릅쓰고 박정희의 한일기본조약을 찬성했다. 자신의 신념과 냉철한 정세 판단에 따라 북한과 한참 체제경쟁을 하며 냉전의 최전선이 있는 신생 대한민국이 공산주의로부터 살아 남고 남북통일에 있어 주도권을 얻기 위해서는 같은 자유진영의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 해야 하며 극심한 가난으로 고통 받는 민중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원조가 무엇보다 시급하며,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을 지속적으로 거부만은 할 수 없다고 김대중은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지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온갖 오해와 인격적 모욕을 듣는 것은 물리적 고문과 죽음의 고통보다 더 힘들었다고 김대중은 나중에 회고한다. 아마 당시에는 박정희 정권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불구대천 일본과 굴욕적인 조건으로 추진하는 한일 국교 정상화에 찬성 한다는 것은 지금 박근혜 정권의 위안부 타결을 지지하는 것 보다 더 큰 비난과 온갖 모욕과 왕따를 각오해야 했을 것이다.
나는 어제 오늘 더 민주당의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에 대한 반대 논평과 이번 해결을 히틀러의 유태인 최종 해결에 빗댄 진성준 대변인의 페이스 북을 보며 몇 년전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님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 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전체주의 정권과 싸웠으며 동시에 같은 야권 재야 진영의 교조주의와 낭만적 비현실적 민족주의에도 철저하게 거리를 두었다. 그래서 집권 당시 일본과 한일 관계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열었으며 그 뿐 아니라 민주당 정권 하의 미국 정부와도 최고의 관계를 수립하여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지 하에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평화에 큰 역사적 성취를 거두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도 최고의 관계를 수립하며 주변 4강과 모두 최고의 외교적 관계를 수립하며 한반도 역사상 가장 좋은 외교적 환경을 만들었다. 이는 오로지 반북친미에만 몰두한 보수진영의 주장도 반미반일에만 몰두한 진보진영에도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오리지 냉철한 계산과 실사구시적 판단으로 국익과 민족의 앞날만을 염두 하여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업적이었다.
중국과 조금이라도 밀착하거나 북한과의 협상 시 북한의 굴복 없이 조금이라도 전향적 자세를 취할 때마다 온갖 난리 치는 보수 쪽이나 일본과의 협상에서 조금의 절충이나 양보도 용납 못하고 오로지 일본을 완전히 굴복시키지 못한 것을 국가적 민족적 굴욕과 수치로 간주하는 진보 쪽을 볼 때 마다 김대중 대통령이 더욱 생각난다. 특히 김대중이란 거인이 사라진 후 난쟁이 경쟁만 하는 야권 정치인들을 볼 때마다 더더욱 서글픈 생각이 든다. 왜 야권은 김대중이라는 위대한 유산과 벤치마킹 대상이 있음에도 계승하거나 활용하지 않고 손쉬운 박근혜 새누리당 욕하기에만 몰두하는 것일까, 온통 박근혜 욕밖에 콘텐츠가 없어 보이는 현재 야권 상황을 박정희 정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이고 개혁적이며 현실성 있는 정책 패키지로 박정희를 궁지로 몰았던 71년 대선 상황의 김대중과 대비시켜 보면 그저 한숨과 갑갑한 마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김대중빠로서 나는 평소 사람들이 유행 따라 철지나면 사라지는 코빈이니 샌더스 같은 남에 나라 집권도 않한 야당 지도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그 관심을 차라리 실제로 대성과를 거두었던 성공했던 자랑스런 우리나라 야권 출신 지도자에게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리고 마침 한일 위안부 협상 논란이 나자 김대중에 대한 그리움이 더 절절히 난김에 몇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