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한 까까머리를 하고<br />불상 앞에 마주앉아 <br />경건하게 합장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br />그 때문인지 주변인도 괜시리 머쓱해진다<br /><br />무엇이 그리 힘들었는지<br />무엇이 그리 고통스러웠을지<br />아무런 표정도 없이<br />수 십분을 부처께 인사 드린다<br /><br />생김새로 보아<br />퍽이나 젊은듯하건만<br />구구절절한 사연일랑 깊숙이 담아두고<br />속세를 떠나 <br />불가에 입문은 이유는 무엇일까<br /><br />이따금씩 괴롭워질때마다<br />버리지 못한 번뇌의 조각들이 떠오를때마다<br />무거운 걸음으로 큰스님께 여쭙고<br />알지못할 선문답 하나 얻어와<br />그 위에 덧씌운다<br /><br />석가모니 앞에 무릎 꿇고<br />자신을 버려가듯 또 답을 찾아보듯<br />벽만을 묵묵히 바라본다<br /><br />파랗게 질려버린 머리를 하고<br />불상 앞에 마주앉아<br />애처롭게 합장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br />그 때문인지 주변인도 울컥해진다<br /><br /><br /><br />쓰고보니 무언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그게 생각이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