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번 남는 시간에 끄적여봅니다
참고로 제 아이디는
Forever_축협
이었습니다
알파에서 주로 게임했구요
걍 포트리스는 제게 콘솔게임 이후에 처음 접한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었어요
게임을 하면서 누군가와 채팅을 할 수 있다는..그런 나름의 신세계
제가 처음 포트리스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는데
반에 정말 조용한 애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계기로 야동,애니,게임매니아(당시엔 오타쿠라는 단어도 없었던 것 같애요)였던게 들통나죠
그래서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이런저런 자료를 공유해 주었어요(천사)
하루는 그 친구 노트를 보니 뭔 이상한 탱크를 그리고 있더라구요
뭐냐고 물으니 포트리스에 나오는 캐릭터라고..
그래서 그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같이 게임을 해 보기로 했어요
몇몇 친구들은 이미 포트리스를 하고 있었고 저는 처음으로 아이디를 만들어 접속했죠
당시 금별인 친구가 하는 방법을 설명해 줬는데 왠지 잘 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1:1하자고 했죠
결과는 저의 20연승으로 끝이 났고 제 머릿속에는 온통 포트리스생각 뿐이었습니다
집에는 모뎀도 연결되지 않은 컴퓨터뿐이라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도 피씨방에서 뿐이었죠
하루 한두시간밖에 못하니 미치겠더라구요
어찌어찌 저희 집에 드디어 인터넷이 깔리고 저는 바로 포트리스부터 설치했습니다
당시에 스카이라는 맵을 주로 했는데요
오탱(오징어탱크)의 막판 뒤집기에 흠뻑빠져 저의 주탱으로 삼았죠
혼자서만 그렇게 게임을 하는데 항상 마주치는 아이디가 있더라구요
한글로 됀..
그래서 용기내서 말을 걸었습니다
"한글로 아이디는 어떻게 설정하나요"
이 한마디를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진 우리는 항상 비슷한 시간에 같이 게임을 했죠
부산에 사는 여섯살 위의 누나였는데요
저에게는 그 자체로도 말로는 다 표현 못 할 감격이 있었습니다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마주칠 일도 서로에 대해 평생 전혀 알지도 못 한 채 끝나버릴 인연이잖아요
전 그 누나가 알려준 방법으로 아이디를 변경했습니다
마법앙마*^^*
...알아요 촌스러운거
그 이후로 아는 분들을 여럿 소개받고 같이 게임을 했는데요
그 때 처음으로 길드라는 것에 가입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가입은 아니었고 걍 막내 귀여우니 낑겨준 거죠
그렇게 몇달을 하다보니 실력이 점점 늘게 됐어요
팀 내에서도 비중있는 턴을 맡기도 하구요
하다보니 팀 내에 에이스였던 형이 있었는데, 주탱이 미탱(미사일탱크)였어요
따라한다고 미탱했다가 섬세한 힘조절을 못 해 쩔쩔맸죠
그래도 이깟 게임이 뭐라고 무던히 노력한 끝에 미탱을 거의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한번은 팀전을 하는데 상대편팀원 전원이 위탱(위성탱크)를 하는거에요
근데 당시엔 말도 않되는 샷을 보여줬죠
어떠한 거리 어떠한 위치에 있어도 탱크를 향해 미사일을 쏘는 게 아니라 허공을 향해 미사일을 쏘는 겁니다
심지어 상대방을 등지고 허공에 쏴서 뒤에 있는 탱크를 맞추는..
충격이었죠
뭐가 뭔지 몰랐습니다
음..아직 본격적인 얘기도 하지 못했는데 너무길어 나누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