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 의외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일단 소설이 원작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시대설정과 배경설정이 아주 매력적이더군요.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스팀펑크를 좋아하는 편이라 여러 미장센들이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액션신도 그정도면 괜찮았다 생각됩니다.
원작도 안읽어봤고 기대치가 낮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전 뭐 티켓값은 충분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하 스포일러 --------------------------------------------
스토리는 뭐 그냥 무난하게 흘러갑니다.
지구멸망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에서, 소년, 소녀를 만나다부터 시작해서 영웅이 알고봤더니 흑막이고, 초고대 유물을 깨워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고, 인간은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다들 어디서 한번은 봤던 클리셰 들이죠. 신선하진 않지만 익숙하고, 식상할 지는 모르지만 그래서인지 편안하게 봤습니다.
아, 의외로 저는 이 영화에서 미야자키 애니가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이동하는 도시는 하울의 음직이는 성이 생각났고
초고대문명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나 천공의 성 라퓨타 (물론 나우시카는 애니와 만화는 완전 별개의 문제지만)
무엇보다 전 미래소년 코난의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고대병기도 나오고, 인더스트리아와 하이하바로 대표되는 기계문명과 자연문명의 싸움, 소년과 소녀(약간 변주는 있었지만), 고대 과학의 활용 등등..
뭐 그런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영화 보면 I am your father도 나오긴 하죠. 근데 개인적으로는 그것때문에 질질 짜거나 충격받거나 그러지 않고 (물론 순간적으로는 충격받긴 했지만) "그래서 씨X 어쩌라고!" 로 진행되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흐흐흐흐흐흐흐흐흐
그밖에 총몽 느낌도 들었고 (다른 이의 희생으로 잘 사는 런던 시민들이 쟈렘 시민들과 오버랩되더군요.) 그리고 사이보그도... 중간에는 '헉? 갈리?' 라는 장면도 있었죠.
벽 쌓는 건 진격의 거인 + 왕좌의 게임 + 퍼시픽 림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 쌓는 거대한 벽은 언제나 다 부서지는군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 얘기로는 매드맥스 이야기나 워터 월드 이야기도 좀 생각이 나더군요.
아, 맞다. 영화 마지막은 바로 마크로스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영화에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성 먹는 장면이 하나쯤 더 나왔었어도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입니다. 한번만 나와서 아쉬웠음.
기껏 신선한 설정인데 한번만 더 써먹었으면 좋았을 뻔...
그리고 슈라이크는... 조금 더 신경썼으면 되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뻔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근데 얼굴은 보고 '이거 개발한 인간은 분명 터미네이터 광팬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