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 때문에 날 할퀴었는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네가 할퀸 흔적을 따라
새붉은 장미꽃 한 덩이가 덕지덕지 자라났다는 것 뿐
이 아름다움을 내게 선물하려마 하고
네가 그렇게 지난 날 할퀴어댔을지도 모를 일이지
나는 그렇게 맘대로 지껄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 멋대로 박힌 가시덤불을 묻어둔 채
그저 피어난 열꽃만을 아름답다고 주절거렸다
고운 봄 빛결이 도로 중앙을 꽃길로 할퀴었다
따스함 안에는 늘 발톱이 있어서
품은 것을 새붉은 열꽃으로 물들이지
보이지 않는 곳에 멋대로 박힌 가시덤불을 묻어둔 채
세상은 그저 피어난 열꽃만을 아름답다고 주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