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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돌연변이의 꿈(7)
게시물ID : readers_121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x
추천 : 2
조회수 : 2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02 02:06:59
아이는 어디로?

 아이는 어디서 생활하는 게 좋을까? 최소한 이곳을 떠나기 전에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가능할까? 신과 함께하기로 한 몸으로써 개인 재산은 소유하지 않으며, 주변에 지인이라고는 같은 종교인들뿐. 그들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돌연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조용히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아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해주고 싶은 것은 많지만, 항상 한계에 부딪히는구나.

 이곳을 떠난다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을 구하는 것이다. 아이는 사람만 먹을 수 있다. 듣기로는 살아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그렇게 해본 적은 없었다. 그나마 이곳에서는 공동묘지를 운영하고 있어서 유지할 수 있었다. 유가족들이 알게 된다면 그럴 수도 없겠지만.

 죽은 자의 육체 훼손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좀 다르게 여긴다. 육체는 영혼이 잠시 머무르는 장소이다. 영혼이 육체에서 해방될 때 육체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자연 일부가 된 육체는 어딘가의 토양이 될 수도 있고, 어딘가의 채소가 될 수도 있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물론 유가족에게 이렇게 설명할 수 없으니 먼 길을 떠나는 영혼에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돌연변이를 인간적으로 대우해주기를 바라는 기관도 있다. 그들이 좀 더 활성화가 된다면 아이를 보내도 걱정이 덜 되겠지만, 그들은 소수다. 돌연변이가 가지고 있는 공포를 이겨내고 그들을 지지해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종교는 그런 공포 위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방사능에 의해 과학이 무너지고 일반적인 과학 상식이 더는 상식이 아니게 되었다. 상식이 무너지자 이성이 무너지고, 두려움에 빠지자 신에게 기대기 시작했다. 나는 두려움에 무너져서 신을 찾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신은 두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지지가 높아질수록 종교의 힘은 강해졌다. 종교의 힘이 강해질수록 돌연변이가 설 자리를 잃었다. 나는 그것도 옳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행동해왔지만, 이제는 모르겠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이야기는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 적어도 이 아이는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돌연변이들은? 내가 그동안 벌해왔던 돌연변이들은 아무 죄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해온 것일까?

 아직은 답을 내릴 때가 아니다. 다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아이를 좀 더 안전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대체 어디에……

 평소에 컴퓨터를 자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가끔 이용한다. 언젠가부터 인터넷에 떠들썩한 돌연변이가 있었다. 그자를 제거하기 위해 위에서 움직인 적도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사기 저하를 고려하여 좀 더 정보를 물색하고 움직이기로 잠정적인 보류 상태인 돌연변이. 베일에 싸였지만, 그의 능력이 워낙 특이해서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미래를 볼 수 있는 돌연변이.

 미래는 신께서만 알 수 있어야 하지만, 그는 미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신에게 대항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건 상관없다. 그저 그 능력이 사실이라면 아이의 미래를 보고 싶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불안감,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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