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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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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천재영
추천 : 0
조회수 : 6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25 14:30:17
월급날
 

매월 한 번 월 말이면
돌아오는 민초들의 월급날의
직장 앞 풍경을 기억하십니까 ?
 

직장마다 월급날이 며칠 간격을 두고
조급씩 다르기 때문에 골목시장에서 하는
상인들은 직종 월급날을 잘 기억해 둡니다.
 

그동안 주었던 왜상 값도 받아야 하고
또 월급 때까지 왜상을 주기도 해야
유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월급날은 정확하지만
일반 회사의 월급날은 간혹
연기 될 때도 있었습니다.
 

월급날에 볼 수 있었던 풍경은
직장 정문 마다 술집마담들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술집 마담들은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하여 술을 자주 마시는
손님에게는 왜상으로 주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마시고 밀린 술값도 받아야했고
앞으로 새로운 한 달 동안 단골로
붙잡아 두려는 상술입니다.
 

술심부름 하는 아가씨가
새로 오면 대리고 나와서
인사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추억이라며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가씨가 새로 오면 한 동안
술 매상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빈속에 한 잔 술이 들어가면
정신들이 풀어져서 얼마나 마셨고
술값이 얼마나 되는 지도 몰랐답니다.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보면 집에서
잔소리 들을 일이 겁나고 잔뜩 화난
아내 생각에 걱정이 태산 같았답니다.
 

월급날만 되면 동네마다 큰 소리 나는 집이 있었고
그 소리를 자세히 들어 보면 가장들이
대책 없이 마신 술값 때문이었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서 요즈음은
월급날이 되어도 그 옛날과
같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월급을 모두
집집마다 아내들의 은행 통장으로
곧바로 보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월급날 돈 문제로
부부들이 큰소리하면서
말다툼하는 일은 줄었습니다.
 

세월이 한동안 좋은 듯 했는데
어느 사이에 집안의 모든 경제권이
살림 하는 아내들에게 넘어갔습니다.
 

남편들은 출근 시간 현관문에 서서
용돈 더 달라고 아내에게 사정 하는
예전에는 없던 풍경이 많아 졌답니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가난한 가장들이 출근 준비를 하면서
현관에서 일어나는 모습이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 달간 열심히 일하고
월급날을 기다리는 것은 다름이 없으나
남편들 주머니 사정은 너무도 다릅니다.
 

간혹은 비상금을 만들기도 하지만
오래지 않아 아내에게 들키고
결국 빈 털털이가 된답니다.
 

월급쟁이 남편들 말을 들어 보면
아내를 구슬리고 분위기 맞춰주면
용돈이 조금씩 올라간다고 합니다.
 

핑계를 대고 돈을 쓰고 싶은 남편
지혜를 발휘하여 낭비를 막으려는
아내의 기 싸움은 끝이 없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기 살고 싶고 아내는 그러한 일에는
처음부터 눈 감고 전혀 모르는 척 알아서 해결하랍니다.
월급날 월급봉투를 가슴 깊은 곳에 묻고 동네 골목 시장에서
통닭 한 마리 사서 들고 집으로 오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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