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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환밍아웃한 썰 (약스압)
게시물ID : history_143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머리속의바람
추천 : 13
조회수 : 95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02/28 21:32:30
글의 맛깔을 위해서 본문은 반말로 적겠습니다.
 
참고로 저 예전이나 지금이나 환빠는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힙니다.
 
(환빠아니에요. 환단고기 이야기라고 닥반주지마세요 -_-  이거 쓴다고 힘들었단 말이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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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때 공부를 잘하는건 아니였지만, (물론 그건 현재진행형이다.)
그래도 어릴때부터 국사 하나만큼은 재밌어했고, 성적도 잘 나오는 편이였다. (물론 다른 과목과 비교해서이다.)
(역사부도에서 처음본 고구려 전성기시절 영토지도는 레알 소오름)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그래. 국사(만이라도) 잘해라'라는 뜻에서 위인이나 역사관련 만화책들을 많이 사주셨다.
역사를 만화책으로 배우다시피 할정도로 역사관련 만화책을 원없이 봤었다.
(역사만화책 최대의 장점은 만화책을 봐도 부모님이 뭐라 하실 수 없다는 거)
 
 
어느날 용돈을 받고나서 내 나와바리 서점에가서 좋은 물건 새로이 들어온 것이 있는지 체크하던 중,
내 눈에 딱 띄였던 만화책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삼국유사와 관련만 만화책이였다.
 
 
'^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전설의 삼국유사...?'
 
 
라는 초딩다운 유치한 멘트를 혼자 중얼거리면서 그 책을 들었다.
그때 책 내용을 확인도 안했는데 갑자기 지름신께서 접신을 하셔서 그분에게 영혼을 맡기고 말았다... 아아... 날 가져요 엉엉
그 책을 사고나서 집에 도착하고 바로 책을 보았다.
 
 
 
그 책은 내 상상 이상이였다!
당시 초딩6이 배우고(만화로), 선생님께 들었던 역사와는 또다른 색다른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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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나의 역사적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보서(寶書)구나!!"
 
(물론 초딩6이 이렇게 현학적인 말은 안했다. 흔한 과거미화)
 
 
 
그렇게 나는 한마리의 책벌레가 되어 내가 책벌레인지 책벌레가 나인지하는 '책충지몽(冊蟲之夢)'의 경지에 올라 나빌렜다...
 
 
 
 
 
 
 
 
며칠 후...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국사시간이 다시금 찾아왔다.
이시간만큼은 나의 유식을 뽐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였다. (물론 나머지 과목들은 무한 존야의 모래시계)
이때만큼은 나의 화려한 언변과 역사(만화)책으로 단련된 나의 학식(초6기준)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날은 고기킹 세종대왕님께서 만드신 훈민정음에 대한 수업이였다.
열심히 수업을 경청하던 중, 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지셨다.
 
 
"훈민정음 이전에 우리 조상님들이 쓰던 표기법 아는 사람?"
 
 
 
요시! 이거야말로 내가 얼마전 보았던 삼국유사책에 나왔던 내용이였다!
나는 나의 학식(초6기준)을 다시금 펼치기위해 손을 들었다.
 
 
 
"저요!!"
 
"응. ㅇㅇ아. 말해봐 ^^"
 
 
 
 
 
 
 
 
 
 
 
 
 
 
 
 
 
 
 
 
(여백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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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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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천원을 돌파할 정도의 기백과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이야기했다. (키아~ 환뽕에 취한다~)
(아마 선생님께서는 이두(吏讀)같은 답을 원하셨겠지.)
그런데 그순간 웃으시며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얼굴이 우디르 태세전환급으로 빠르고 차갑게 식었다.
 
그리고 난 영문도 모르고 선생님께 맞았다...
다 때리고나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너 그거 어디서 배웠니...?'
 
 
 
나는 그때 왜 맞았는지 선생님께서 왜 그렇게 걱정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나에게 물었는데 한동안은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훗날 내가 맞을 짓을 했구나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그 책은 없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삼국유사라고 적힌 그 만화책엔 '환'타지스러운 내용이 제법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단군이 여러 명이였다는 부분, 가림토 언급, 환국에 대한 언급 등등...
제목만 삼국유사(훼이크다 ㅄ들아!)였지 내용은 순전히 '환'이였다. 이런 환...-_-
 
왜 삼국유사로 제목을 정했는지 지금은 알 것 같다.
그 만화 스토리가 일연스님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동자승에게 역사이야기를 해주는 스토리다. (근데 그 이야기가 '환'이다.)
 
당시 선생님의 심정도 알 것 같다.
당시에 어렸던 내가 한 멘트가 커밍아웃급으로 들리셨을테니까....
 
(저를 환빠의 늪에서 구해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가 지금 책 제목과 출판사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한마디 해야겠다.
 
 
 
 
 
그때 그 만화책 작가와 출판사 여러분
 
어린이들이 보는 역사만화책에 왜 그러셨어요... 차라리 책제목을 '어린이 환단고기'라도 적어놓으면 우리 부모님 선에서 커트하셨을텐데... ㅎㅎ
 
그렇게해서라도 미래의 환나무들을 키우고 싶으셨나요? ㅎㅎ
 
고~맙습니다. 덕분에 전 의도치않게 초딩6학년때 환밍아웃을 해버린 이단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출판사와 만화가님들은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이 은혜를 꼭 사례하고 싶습니다 ^^
 
이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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