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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덕준 시 모음]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은 울적하단 말로 표현이 되려나
게시물ID : lovestory_754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봇
추천 : 10
조회수 : 778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19 23: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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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노영우 - 벚꽃 소리


 
 
 



서덕준 / 소낙비



그 사람은 그저 잠시 스치는 소낙비라고
당신이 그랬지요.

허나 이유를 말해주세요.

빠르게 지나가는 저 빗구름을
나는 왜 흠뻑 젖어가며 쫓고 있는지를요.






서덕준 / 꽃밭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더니
너 때문에 내 마음엔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너만의 꽃밭이 생겼더구나.






서덕준 / 휘청



왜이리도 징검돌을 허투루 놓으셨나요
당신 마음 건너려다 첨벙 빠진 후로
나는 달무리만 봐도
이제는 당신 얼굴이 눈가에 출렁거려
이다지도 생애를 휘청입니다.






서덕준 / 멍



맑은 하늘이 서서히
잿빛 구름으로 멍드는 걸 보니
그는 마음이 울적해진다고 했다.

하늘은 흐리다가도 개면 그만이건만
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은
울적하단 말로 표현이 되려나.






서덕준 / 이끼



마음가에 한참 너를 두었다

네가 고여있다보니
그리움이라는 이끼가 나를 온통 뒤덮는다

나는 오롯이 네 것이 되어버렸다.






서덕준 / 별자리



당신을 생각하며
한참 뭇 별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손가락으로 별들을 잇고 보니

당신 이름 석 자가 하늘을 덮었다.






서덕준 / 파도



누구 하나 잡아먹을듯이 으르렁대던 파도도
그리 꿈 꾸던 뭍에 닿기도 전에
주저앉듯 하얗게 부서져버리는데

하물며 당신의 수심보다도 얕은 나는
얼마를 더 일렁인들
당신 하나 침식시킬 수 있겠습니까.






서덕준 / 생시



네가 웬일로 나를 안아주길래
꿈인가 하고 나 자신을 힘껏 꼬집었다
통증이 생생하여 생시인 줄 알았더니
별안간 눈물에 젖어 네가 흐려지다가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네가 너무도 좋아서
꿈조차도 자신이 꿈인지 잊어버렸나보다.






서덕준 / 별 I



밤이 너무도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옅은 별이
유독 비추는 곳 있어 바라보니

아, 당신이 있었습니다.






서덕준 / 별 II



붉게 노을 진 마음에
머지않아 밝은 별 하나 높게 뜰 것입니다.


보나마나 당신이겠지요.






서덕준 / 부싯돌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한 사내는
수국 가득 핀 길가에서 한 처녀와 마주치는 순간
딱, 하고 마음에 불꽃이 일었음을 느꼈다.


사랑이었다.






서덕준 / 손



당신과 불현듯 스친 손가락이
불에라도 빠진 듯 헐떡입니다.

잠깐 스친 것 뿐인데도 이리 두근거리니
작정하고 당신과 손을 맞잡는다면
손등에선 한 떨기 꽃이라도 피겠습니다.






서덕준 / 먼지



먼지가 날아 네 어깨에 앉았다.
순간 저 먼지라도 되고 싶었던
내가 너무도 한심스러웠으나
생각해보니 이미 네게
나는 한 올의 먼지일 터니
상관 없겠구나, 싶었다.






서덕준 / 은하



밤 하늘가 검은 장막 위로
별이 몇 떠있지가 않다.

너를 두고 흘렸던 눈물로 별을 그린다면
내 하늘가에는 은하가 흐를 것이다.






서덕준 / 강물



주제를 알면서 감히 꿈을 꿨다
남루하고 깨진 마음에 버겁게도 밀어 넣었다.

내 마음에 절망이 스미고
결국 가라앉아 강바닥에 묻힌다 한들
기어코 담고 싶었다.

당신을 구겨넣고 이 악물어 버텼건만
내가 다 산산이 깨어지고
강바닥에 무력히 스러져 눕고서야 알았다.

그대는 그저 흐르는 강물이었음을.






서덕준 / 꽃구경



그 사람이 꽃구경을 간대요.
뭐가 좋아서 가냐 물었더니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말하더군요.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잖아."

날 그런 눈으로 바라만 봐준다면
잠깐 피었다 시드는 삶일지라도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덕준 / 낙엽



낙엽은 나무의 찬란한 머릿결이었다가
기어이 바닥으로 버려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짓이겨 거름이 되고는
또 다시 나무의 발을 씻겨줄 줄 압니다.


아아 나의 사랑은 멀었습니다.
당신께 한 뼘을 못 간다며 발 구를 줄만 아는,






서덕준 / 새벽



네가 새벽을 좋아했던 까닭에
새벽이면 네가 생각나는 것일까.

아, 아니지.
네가 새벽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를 좋아해서였구나.







서덕준 / 비행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나 아닌 누군가를 향해 당신이 비행한다.

나는 당신이 남긴 그 허망한 비행운에
목을 매고 싶었다.






서덕준 / 나비효과



당신은 사막 위 나비의 날갯짓이어요.


그대 사뿐히 걸어보소서
흩날리는 머릿결에도
내 마음엔 폭풍이 일고 나는 당신께 수몰되리니.






서덕준 / 장작



너는 몇 겹의 계절이고 나를 애태웠다.

너를 앓다 못해 바짝 말라서
성냥불만 한 너의 눈짓 하나에도
나는 화형 당했다.






서덕준 / 능소화



누가 그렇게
하염없이 어여뻐도 된답니까.










1차 출처 - 서덕준 시인 인스타그램 @seodeokjun
2차 출처 - 베스티즈



시보다 아름다운 인생이어,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출처 베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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