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어머니는 열일곱에 나를 가졌다
올해 나는 열일곱이 되었다
내가 열여덟이 될지, 열아홉이 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건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확실할 수 있는 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뿐이다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흔히 나이가 그 기준이 되지만, 우리 삶의 어떤 부분을 가리켜
특히 그걸 꽃다운 시절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세상 일이 항상 그러하듯, 꽃답다는 것은 한번 그늘지고 시들기 시작하면
그만큼 더 처참하고 황폐하기 마련이다
내가 열아홉 나이를 넘긴 강진에서의 열 달 남짓이 바로 그러하였다
<이문열, 젊은 날의 초상>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 피는 숲에 저녁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 싶었다
<김훈, 칼의 노래>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정유정, 7년의 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내가 왜 일찍부터 삶의 이면을 보기 시작했는가
그것은 내 삶이 시작부터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삶이란 것을 의식할 만큼 성장하자 나는 당황했다
내가 딛고 선 출발선은 아주 불리한 위치였다
<은희경, 새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