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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백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53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6
조회수 : 9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2 22:34:10
출처 : http://blog.naver.com/link2009/150049058270
사진 출처 : http://klairewalmsley.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MewME



1.jpg

원태연, 얼마나 좋을까



너의 작은 두 손에
붉은 장미가 아니더라도
하얀 안개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 전해줄 수 있는
꽃 한 송이 안겨줄 수 있다면
너의 맑은 두 눈에
그리움이 아니더라도
보고픔이 아니더라도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어떤 느낌이 비추어진다면
어느 한 사람이
내 생각으로 마음고생을 한다면
목 메이도록 나를 그리워 해
전화벨 소리에도 가슴이 내려앉는다면
많이 미안하겠지만
그러고 산다는 걸 내가 알게 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너였으면






2.jpg

김선숙,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내 눈엔 그대만 보입니다 

보고 싶다는 말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지만 나 그대에게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대에겐 내가
보이지 않는다 하여도

나는 어쩌다 그대가
보이지 않는 날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궁금해져
자꾸만 그댈 찾는 나를 발견합니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 그대에게서 나를 사랑한다는
그대의 말도 듣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그대가 아니라할 지라도
나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jpg

신현림, 사랑이 올 때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고

술 마실 때
취해 쓰러지는 걸 염려치 않고
사랑이 올 때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리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 갈 때
세월 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리
오늘같이 젊은 날 더 이상 없으리

아무런 기대 없이 맞이하고
아무런 기약 없이 헤어져도
봉숭아 꽃물처럼 기뻐
서로가 서로를 물들여 가리






4.jpg

전현숙, 아름다운 동행



자전거
힘껏 굴리며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새벽길
허리 부둥켜안은 체온이 느껴집니다

아직
어둑한 그림자만 거니는
미명길
보이지 않는
먼 내일 같이 느껴집니다

허나
갈림길이 나오더라도
언제까지
지금처럼
함께 달릴 수 있겠지요

아직 달려 갈 길은
끝없는 사막 같지만
부둥켜안은 허리처럼
눈물도 기쁨도 꼭 끌어안으며
함께 페달을 밟으면 좋겠습니다






5.jpg

성미정,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다 그 안에 숨겨진
발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리도 발 못지 않게
사랑스럽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의 머리까지
그 머리를 감싼 곱슬머리까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저의 어디부터 시작했나요
삐딱하게 눌러쓴 모자였나요
약간 휘어진 새끼손가락이었나요
지금 당신은 저의 어디까지 사랑하나요

몇 번째 발가락에 이르렀나요
혹시 아직 제 가슴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닌가요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그러했듯 당신도 언젠가 저의 모든 걸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

구두에서 머리카락까지 모두 사랑한다면
당신에 대한 저의 사랑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것 아니냐고요
이제 끝난 게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처음엔 당신의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구두가 가는 곳과
손길이 닿는 곳을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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