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이 군대가 아니라고 하면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일단 음슴체로 ..
때는 어맹뿌 정권치하.. 논산훈련소에서 노통의 서거, 어리버리 이방(이병) 때 DJ의 서거를 보고 빡친 상태로 군생활에 임함
의무소방이 나름 편한 줄 알았는데 지금도 후회를 함.. 내가 왜 이걸 선택했을까..
새벽 두시 네시 여섯시 삼연타로 잠 깨가며 세 번 화재출동 하고나면 정말 아무 생각이 없음. 불침번의 그것과는 다른느낌..
냄비태워먹은 것부터,쓰레기 태움 오인출동 등등 밥먹다가 뛰어나가는 경우도 다반사..
24개월간의 군생활 동안 막내였음(일반 현역은 22개월 미만이었던듯)
무슨 말이냐면 의경과 다르게 의무소방은 당시 축소 내지는 폐지를 논하는 대체복무제도였기에 인원을 줄이는 추세..
전역하기 하루 전 후임을 받고 기억도 안날 배달음식을 시켜 환영식을 하며 존댓말로 수고하시라고 했던 기억이 남..
서두는 이정도로 하고.. 그냥 짧게 충격적인 교통사고 현장 출동한 이야기 하고 마칠게요,
때는 봄의 어느 저녁 날, 밥먹고 당일 당직출동 대기중 차량에 검은연기 발생 이라는 지령을 듣고 출동함.
검은연기는 일단 좋지 않음. 화재는 흰연기 검은연기 두 개로 나뉘는데 흰 연기는 음식물, 쓰레기 태워먹는 화재고 검은연기는 그 외의 모든 것이 활활 타는 큰 화재.
쎄한 느낌을 받고 출동했는데 그날 처음으로 시신 두 구(부모)를 목격함.
원래는 세 구일 뻔 했는데 기적적으로 뒷자석에 탄 아들은 탈출했다고...
사고 원인은 승용차가 갓길로 빠르게 달리다 갓길에 주차된 대형화물차 후미를 그대로 받아 현장에서 즉사했거나 탈출을 못해서 화재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
야간이라 못 보고 추돌했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현장에선 맨발로 우두커니 서 있던 아들만 생존. 아마 벨트를 했고, 운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됨.
(그러니까 전자석 안전벨트를 꼭 합시다. 이때부터 깅박적으로 안전에 신경쓰게됨)
...
저는 화재조사반이라 카메라들고 현장사진 찍고 있었는데 차량사진을 찍다가 사진에 찍힌 시신을 보고 아 사망사고구나.. 하고 알았습니다.
그 이후 모텔화재에서 완전 타버린 시신을 한 번 더 보았습니다만 트라우마 같은 건 없었습니다..
지금도 있을런지 모르겠는데 소방서엔 구급 보조 뛰는 공익도 있습니다. 자살자(목매달았거나 투신) 시신 운반도 자주 하는 것 같아 안쓰러웠는데..
어떻게 끝내지..
아 전국의 소방관 여러분들 노후화된 장비로 고군분투하느라 고생많으십니다.지방공무원이라는 개같은 구조 때문에 대우 참 형편없지요. 사제 장비 본인 돈으로 사서 쓰고 트라우마 따위는 의지로 극복하는 거라는 소리나 들어가며 일하시고, 다쳐도 본인 돈으로 치료 후 소송해서 돈받아야하는 이런 나라.. 차기 정부 아래에선 좀 더 명예롭고 대우받으시며 활동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안!전! (필승, 충성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