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부터 대학교를 들어가며 오늘의유머 메일링 서비스를 받고 한동안 눈팅만 하다가 몇년전에야 회원가입을 한 오유인이에요.
그동안 친구들에게 오유를 알려주기도 하고, 여러 정보를 얻기도 했죠.
근래에 메갈 및 ㅈㅇ당.. 성우... 웹툰작가 등등 여러일들이 있고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전 누나 두명에 막내아들로 자란 집안의 80년생 아재입니다. 대학교도 여자들이 많은 복지학과를 졸업했고 직장도 여성분들이 더 많았죠.
그리도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이쁜 딸 2명 있습니다.
저도 메갈의 극단주의적인 행태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여러 글을 읽으며 화를 내기도 하고, 비례대표를 찍었던 정의당 지지를 철회하기도 하였죠.
며칠전 게시판글에 '우리집 누나 차별의 역사'란 글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사실일까? 이런집이 있을까? 어떻게 같이 살지? 이런 의문이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하.... 이래서 메갈하나 좀 이해가 된다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문득 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위의 게시글을 읽은 후에, 분노하고 난 안그러고 있어, 잘하고 있지, 저런놈은 나쁜놈이야, 이러고 넘어가고 사회가 변하길 기대하지만
전 무슨노력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동안 민주당 지지하고 ㅈㅇ당도 지지하였으니 알아서 잘 해주길 기대한 것일까요?
저 게시판글 이후에 또 다른 글이 올라오기도 해서 읽어 보았고, 그간 보아왔던 멘붕이나 사이다 게시판의 글을 다시금 살펴보았습니다.
남자의 경우, 기본적인 질서의 위반, 무개념으로 인한 글이 많은 반면,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별적인 대우로 인한 글이 많다고 느껴지더라구요.
같은 상황에서 남자라면 당하지 않았을 욕설이나 위협 등등... (자세히 비교 분석한 것은 아닙니다. - 한번 분석해 주실 분 계실까요?? -_-;;)
저만해도 집안에서 누나들은 한방에서 지내는데 저만 독방을 썼었고, 아버지가 종종 누나들은 몰라도 너는 혹시 몰라서 교육보험 들어놨다는
말씀을 누나들까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종종하시기도 했죠.(공부는 누나들이 더 잘했어요....-_-;;), 물론 부엌에도 전 못들어가게 했었죠.
그때는 누나들에게 좀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엄청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었어요.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옛날분이시죠. 그렇다고 '아버지 아버진 이제까진 잘 못 살아오셨습니다. 이제부턴 똑 바로 하셔야겠습니다.'
이럴순 없는 노릇이죠. 아버지는 당시의 기준에 맞춰 정직하게 성실히 살아오신 분이시니까요. 1~200년전 사람을 지금의 기준에 맞춰 판단하는건
다른나라 사람을 우리나라 기준에 맞춰 판단하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로 제가 졸업한 복지학과는 특성상 여자들이 많은데 버스를 타거나 길을 걷는 상황에서 일부러 부딪히거나 슬쩍 스치는 행위부터 치마를
올린다거나 엉덩이를 만지는 성추행을 당하는 동기들이 종종 있었어요. 밝히지 않는 사례가 훨씬 많았을 겁니다.
이건 강자가 약자를 향한 물리적인 성범죄이지 여성 차별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남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행동이기에 원인이 무엇이든, 남성에 대한 분노가 쌓이기 쉬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제 동기들에게 생겼을 때, 동기들에게 '조심하고 다녀'라는
말이 위로나 되었을까요? (너희 처신을 조심하라는 뜻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조심하라는 뜻이긴 해도 도둑질 안 당하게 물건 간수 잘해라 라는 정도
로밖엔 들리지 않을것 같네요.)
요새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말하나 단어 하나하나가 어떻게 해석되고 어떻게 비춰질까,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네요. 지금의 사회는 여성만이 일방적 약자인 사회는 아닙니다. 점점 모두가 힘든 사회로 가고 있지요. 이런 시점이어서
메갈의 행태가 더더욱 공감을 받고 있지 못한것 같기도 합니다.(복지학과는 사회복지현장실습이란 과목이 있습니다. 찾아간 기관에서
여자사회복지사 직원이 저에게 남자가 왜 이런걸 하느냐 공무원시험 준비나 해라... 이런말을 듣기도 했죠. 주로 무시하고 비하하는 여성차별적인
언사와는 다른형태로 남자에게 행해지는 성차별적인 언사입니다.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하고 능력이 없다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무시를 당하는....ㅜ.ㅜ )
그렇다고 해도 전 위의 게시물을 읽고 너무나 다른 세상같고 아직도 저런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적어도 전 괜히 길을 가다가, 운전을 하다가, 일을 하다가 괜스레 욕을 먹거나 유리천장을 느낀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요.
한 개인이나 단체가 모든 사회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지요. 제 이번글은 양성평등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는 글이라 생각해 주세요.
그럼 다른 교육을 받고, 지금 시대에 살아가는 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메갈의 극단주의가 너무 싫지만 막상 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저는 지금의 상황이 화가 나고 메갈이나 불이 번진 웹툰계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속으로 '꼬시다 이것들아' 생각하면서 글을 읽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이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요?
무언가 메갈과 다른 여성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뭔가 사회가 점점 극단과 극단, 흑과 백으로 흐른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단순히 개개인이 알아서 잘 하면 사회는 점점 좋아질까요? 처음에 밝혔듯이 만약 제가 게시판의 글에 나온 여성분과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면
저 역시 메갈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크게 맘씨가 좋거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아니기에 제 속의 분노를 지금의
메갈와 같은 모습으로 표출하지 않았을까? ( 환경이 나쁘다고 모두 그렇게 되느냐!!! 메갈을 옹호하느냐!!! 이렇게 받아들여 주시지
말아주세요. ㅠ.ㅠ 글솜씨가 부족해 어떻게 표현하질 못하겠네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는 우리사회에는 여성차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로는 누나 두명이 있고,
많은 여자동기들이 있고, 또 사랑스런 두 딸이 있는 저의 입장에선 솔직히 다른 사회문제보다 우위에 있는 문제가 되었네요.
전 아이들에게 문화상대주의적인 입장에서 교육을 하고, 종교의 자유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남녀의 차이는 없다고, 넌 다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죠. 그런데 만약 제 딸들이 여자라서 안된다는 일이 생긴다면 너무 슬플것 같네요.
앞으로 전 '난 잘하고 있어'에서 좀 더 나아가 무언가 더 노력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모두 함께하는 방법이었으면 합니다.
이상 두서 없는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