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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실화) 광주에서 겪은 가슴 따뜻한 사례 4가지.
게시물ID : lovestory_751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건전한인간
추천 : 6
조회수 : 7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4 23:43:32
광주에서 20년이상 넘게 산 토박이입니다. 지금은 비록 수도권에 있지만 ㅎㅎ
 
 
광주에서 살면서 가슴 따뜻했던 사례들을 적어봅니다.
 
 
 
1. 김밥나라 천사이모
 
- 제 나이 17살때 였습니다. 평상시처럼 저녁 10시에 야자가 끝나고 버스 막차를 타고 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던 도중이
   었습니다. 그날따라 야식이 땡겼던 저는 김밥한줄 먹고 들어가야지 하고 김밥나라를 들어갔었습니다. 김밥한줄을 시키기전에
   지갑을 살폈는데 있는돈이라고는 달랑 천원.
 
   천원으로 김밥나라에서 시킬 수 있는건 '공기밥 한그릇'. 기왕온거 오뎅국물에 밥이라도 먹자는 식으로 밥 한공기를 주문했습
   니다. 그런 저를 주변 사람들은 이상하게 봤었죠. 김밥나라에 와서 밥 한공기만 시키는 고등학생은 저 뿐이었거든요.
 
   그냥 공깃밥을 오뎅국물에 가볍게 말아먹고 나가야지 하는데, 이게 왠걸. 공깃밥을 시켰는데 5천원 이상을 시켜야주는 반찬도
   빼곡히 담아 주시더군요. 
 
   "저는 공깃밥만 시켰는데.."
 
   혹시나 돈을 더 내라고 할까봐 소심하게 물었던 저에게 김밥집 이모는 웃으시면서
 
   "학생이 배고프면 못써."
 
   라고 하시며 반찬 필요하면 더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갈땐 돈을 돌려주면서 그걸로 가다가 음료수라도 사먹으라고
   하셨죠. 그때 이모에게 감사를 드리며, 고등학생을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오기 전까지 매번 그곳에서 김밥을 사먹었습니다.
 
 
2. 나 안늙었어!
 
- 광주에는 의외로 대병원이 많습니다. 제가 주로 통학때 타고 다니는 버스는 늘상 대병원 정류장을 통과했지요.
   어느날, 여느때처럼 버스를 타고 통학하던 중이었습니다. 금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제법 사람들이 많이 탔었고, 자리는 없었죠.
 
   저는 간신히 빈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제가 탄 버스는 대병원 정류장에서 손님들을 태웠습니다.  
   병원 정류장에서 연로하신 할머님이 올라타셨는데, 당시에 자리가 없었죠.
   
   지금같은 시기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재미난 일이 벌어진 것은 할머니가 올라타신 순간이었습니다. 
   앞좌석에 앉아있던 젊은 사람 5명이 동시에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친구도 아닌것 같고, 짜고 친것도 
   아닌것 같고, 동시에 일어나 똑같이 "여기 앉으세요"가 합창처럼 들렸을때 버스에 타고있던 사람들 모두가 웃었습니다. 
  
   서로가 뻘쭘해서 엉거주춤 하면서도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라고 했지요. 서로가 말하니 조금 혼잡스러웠습니다. 
   누구를 택해야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할머니가 버럭 외치셨습니다.
 
   "나 안늙었시야!"
 
   자기는 괜찮다며 오히려 젊은이들을 앉히고 할머니께서는 목적지점까지 꿋꿋하게 서계셨습니다. 중간에 젊은이가 괜찮다며 
   일어섰지만, 끝내 할머니는 자신의 젊음을 피력하시며 앉지 않으셨지요. 
 
3. 배고파서 그러요!
 
- 광주 금남로에는 아침에 길거리에서 김밥을 파는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어떨련지 모르겠지만 당시 제가 15살때 일이었습니
  다. 아침 조조할인(삼국지 조조?)를 노리고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하고 금남로에서 기다리던 도중이었죠.
 
  당시 휴대폰이 일명 '탱크폰'이었던 시절, 하지만 휴대폰이 없는 저는 친구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아침도 안먹어 배가고파 뭐라도 사먹을까 했던 저는 때마침 금남로 지하상가로 내려가는 계단쪽에서 김밥을 팔고 계시는
  할머님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김밥 한줄은 1,000원. 참치김밥은 안팔고 순수 은박지로 싼 김밥만 판매하셨습니다. 일단 그걸 먹기로 하고 향하던 중이
  었습니다. 5분정도 거리라 그냥 걷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란이 빚어지더군요. 계단에서 올라온 정장입은 아저씨와
  말다툼을 벌이는것으로 보였습니다. 꽤나 험상궃게 생긴분인지라 조폭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분위기가 심각한것 같아서 근처에서 구경하기로 하고 (어린마음에) 다가갔었지요. 가까이서 들으니 '잔돈' 문제였던 것 같
  았습니다. 친구오기 전까지 구경이나 하자고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김밥 몇줄을 덥썩덥썩 집어들
  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영문을 알지 못해 돈을 어떻게든 거슬러 준다고 하니 아저씨께선
 
  "아, 배고파서 그렁께! 그런줄 아쇼!"
 
  하고 몇 줄 더 가져가셨습니다. 나중에 김밥 사면서 은근슬쩍 할머니에게 
 
  "저 아저씨가 나쁜짓 했어요?"
 
  하고 물어보니 할머니가
 
  "쟈가 만원주고 가져가드라만은."
 
  하시며 돈주머니에 만원을 집어넣으셨습니다. 지금 용어로 표현하면 츤데레 ♥
 
 
4. 큰 사건인줄?
 
- 일반적으로 경찰아저씨들은 연거푸 같은곳에서 전화오면 큰 사건이 나는줄 아시나 봅니다. 제가 20살적에 겪은 일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사이의 도로를 횡단하던 중이었습니다. 신호등은 없었지만 다들 건너니 같이 건너자라고 생각하고
   자전거에 올라타 건너고 있었습니다. 물론 차가 다가왔지만 손을 들어 먼저 지나간다고 양해를 구했지요. 
 
   하지만 이게 왠걸? 자동차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아 옆에서 부딪혔습니다. 부딪혔을땐 저도 모르게 '아악'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뒹굴었지요. 잠시 시야가 어두웠다 눈을 떴는데 그땐 이미 제 주변에 경찰아저씨들께서 계셨
   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다!?"
 
   한 두명이 아닌 네 다섯분이 계시는것에 뭔가 큰일이 났구나 했습니다 (제가 교통사고 당했던건 잊고 있었죠) 
   그러던 중, 경찰아저씨가 절 보며 물으시는 것에 그제서야 내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때마침 구급차도 오고, 전 병원에 실려가면서도 딱히 심각한 사건은 아닌것 같은데 (아파트 앞 도로는 서행이니까)
   왜 이렇게 많이 왔지? 했습니다.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는 판정을 받고 심각한건 아니지만 멍이 가시기 전까지 
   경과를 보자며 전치치료를 받던 도중 우연찮게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경찰 아저씨 왈,
 
    "한번에 여러곳에서 전화가 와서 큰일이 난줄 알았다." 
 
    "처음에 출발할땐 두팀으로 나뉘어 각기 출발했는데, 나중에 도착하고보니 같은곳이더라."
 
   사정은 간단했습니다. 제가 사고난직후, 근처 가게의 주민들이 대거 달려나와 제 상태를 살피고 모두가 경찰에 전화를 
   한 것입니다. <전 기절해있었습니다> 상인들께서 각자 말한 장소가 조금씩 표현이 달랐는지 경찰분들은 두팀으로 
   나뉘어 출동했고, 도착해보니 제쪽이었다고 하더군요. 
 
   "신고자가 애가 죽어간다고 해서 큰일인줄 알았다."
   
   "부리나케 달려왔는데 다행이 도착직후 깨어났다."
 
   졸지에 대형사고 취급을 당한 저였습니다. 뉴스에 나올 줄 알고 기대했는데 .. 당시 어린마음이었죠 ㅎㅎ 
 
 
             
다른게 더 있지만
 
그건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네요. 떠오르면 좋겠넹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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