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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히 마음을 울리는 시 모음 1
게시물ID : lovestory_750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증손주베이비
추천 : 7
조회수 : 153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29 15:48:19
강렬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히 마음을 울리는 시 모음 1


너무
세게 쥐었다

그땐
몰랐으니까

바람에
날릴까 봐

파도에
쓸릴까 봐

자두처럼
멍들었지

움켜쥐면
쥘수록

빈손
뿐이란 것을

바람에
흩어지는

모래를 보고
알았지
-
박장순, 사랑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
이정록, 더딘 사랑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 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 떼 대신 메아리만 쩡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
나희덕, 천장호에서










맑은 하늘이 서서히
잿빛 구름으로 멍드는 걸 보니
그는 마음이 울적해진다고 했다.

하늘은 흐리다가도 개면 그만이건만
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은
울적하단 말로 표현이 되려나.
-
서덕준, 멍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정호승, 미안하다










형, 백 만원 부쳤어
내가 열심히 해서 번 돈이야
나쁜 데 써도 돼
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잖아.
-
이문재, 문자메세지










아침이면 동이 트고
속눈썹 내리깔던 나팔꽃도 다시 핀다.
그믐달은 기울다가도 밤이면 도로 튕겨 오르고
볕의 물감에 덮였던 별들도 이내 총총 점을 찍는다.

오늘이 끝인 듯 울다 잠든 이도
결국은 내일을 맞이하고
하다 못해 가로등마저도 노을녘이 돌오면
다시금 눈꺼풀을 치켜뜨는데

오직 너만큼은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않았다.
-
서덕준, 단발성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네가 내게 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네가 내 마음에 있다

울음으로 끝내버릴 수 없는 너에게 나는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전할 수 없는 아픔 가슴에 안고
눈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네가 내게 있다

두 눈 가득 눈물 담아두어야만
눈 앞에 비춰져 오는 네가 내게
네가 내게 있다.
-
채지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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