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으로서 대학생은 당연히 학교의 주체적 당사자로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게시글과 댓글들을 보니 학생이 마치 소비자처럼 생각하며 사설학원에서 돈 내고 수강한다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놀래서 글을 씁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에 총장실 점거 같은 일들은 비일비재했습니다.
하지만 공권력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학생들의 무장력이 보통이 아닌것도 있었습니다만 법적 근거가 불충분했기 때문이죠.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면 관할 경찰서 서장 정도가 와서 '거 학생들 적당히 합시다.' '싫어. 학내분쟁에 관여하지 마셈.'하고 돌려보냈죠. 정치시위는 달랐죠.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학교에 침투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건 국가보안법이나 형법 등으로 근거를 만들 수 있었거든요.
관련해서 좀 찾아봤습니다. 고등학교법이나 사립학교법 등에서는 학내분쟁이나 학사운영 등에 대한 세부권한에 대해서는 잘 나와있지 않습니다.
판례를 찾아봤습니다.
대학 이사선임에 대한 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의 이사선임 취소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분석글입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가 이사회의 일원은 아니지만 학교운영에 따른 이익과 손해의 당사자로서 이사선임취소소송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생회는 학교운영에 관해 이해당사자로서 참여할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죠.
또한 학교가 재단의 것이 아니냐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사립학교법을 보면
제10조의2 (출연자의 정관기재)
①학교법인은 일정한 재산을 출연한 자의 출연의사를 보호하고 그 명예를 기리기 위하여
제10조제1항 각 호의 사항 외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관에 기재할 수 있다.
1. 출연자의 성명 및 생년월일
2. 출연재산의 내역과 평가기준·금액
3. 출연자의 출연의사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출연자 외에 학교법인의 설립 이후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금액 이상의 재산을 출연하거나 기부한 자에 대하여도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제1항 각호의 사항을 정관에 기재할 수 있다.
[본조신설 2005.12.29][[시행일 2006.7.1]]
학교재단은 최초 출연자가 재산을 출연해 세울때 위 내용을 보면 '명예'라는 단어가 보일 겁니다. 원칙적으로 개인이나 단체가 사적 재산을 출연해 학교라는 공공재를 만드는 겁니다. 공공재이기 때문에 정부가 돈과 현물로 지원하고 통제를 하는 겁닏.
여기보시면
제28조 (재산의 관리 및 보호)
①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을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담보에 제공하고자 할 때 또는 의무의 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은 이를 관할청에 신고하여야 한다.[개정 1990.4.7, 1997.1.13]
②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학교법인의 재산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은 이를 매도하거나 담보에 제공할 수 없다.[개정 1964.11.10]
③
「초·중등교육법」 제10조 및
「고등교육법」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수업료 기타 납부금(입학금 또는 학교운영지원비를 말한다. 이하 같다)을 받을
권리와 이
법 제29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별도 계좌로 관리되는 수입에 대한 예금채권은 이를 압류하지 못한다. [신설 1999.1.21, 2008.3.14, 2016.5.29]
[본조제목개정 1999.1.21]
기본재산을 사고 팔때 다 신고하고 허가받아야합니다. 학교는 재단의 것이 아닙니다. 국가대신 학교의 운영을 맡아서 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나라 사학재단들이 뒤에서 못된 짓들을 많이 합니다. 때려 잡아야죠.
다시 정리해드리면 사립대학이라고 해도 학교는 재단의 것이 아니고요, 공공재로서 재단, 학교당국, 학생(총학생회), 교수회 등과 교육당국과 세금을 내는 모든 국민이 이해 당사자가 됩니다. 학생은 이해당사자의 당연한 첫번째로서 학교의 주인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해당사자로서 재단이나 총장 등과 만나고자 하는데 만나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주인으로서 당연히 실력행사 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은 대학의 소비자가 아닙니다. 그 비싼 돈 지불하고 겨우 학위사러 간 건가요? 이화여대 건은 시위가 아니라 학교의 주인으로서 당연한 권리행사이고 엄연한 학내분쟁입니다. 제가 너무 구닥다리라 이렇게 생각하는건가요? 사설학원 수강생으로 대학생을 정의하는 글들을 보니 당혹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