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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4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67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22 13:19:45
출처 : http://blog.naver.com/leeminhee647/220288470691
사진 출처 : http://nyislike.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T1XzX



1.png

이정혜, 봄비



산 넘고 들 건너와
내 마음 가로지르는

축복의 물줄기
깊고 먼 곳까지 흘러갑니다

잔설의 흐느낌이
앙금으로 가라앉은 곳

새길 여는 힘으로
푸르게 푸르게
열리고 있습니다






2.png

용혜원, 그리운 당신




내 가슴이 꽉 메이도록

그리운 사람이

당신입니다


한 순간만이라도 만나면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늘 서성거렸습니다


먼 곳에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려

도망쳐버리고 싶었고


가까이 있으면

떨리는 새가슴을 적셔줄 만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잊혀지기를 바랐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 사랑이기에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나 혼자 좋아하며 속태우던

그리운 당신이기에

언젠가는 서로 마주 달려가 만날 것이라는 기다림 속에

내 마음 한 곳에

그대가 또렷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3.png

박노해, 아직과 이미 사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속에 들어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는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미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뿌리를 보살피 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하고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4.png

나태주, 3월의 시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젊은 아이들은
다시한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 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 하겠지






5.jpg

박시교, 독법



산 이라 써 놓고 높다 라고 읽는다
하늘 이라 써 놓고 드높다 라고 읽는다

한 사람 
그 이름 써 놓고 되뇌는 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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