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사랑의 이율배반. 이정하
어느 날 그대를 찾아가
어제는 온 세상의 물을 내 마음에 다 채워넣는다해도
가라앉지 않을 만큼의 그리움에 마음이 아팠어요
라고 말한다 해도
그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얼마나 가슴 시리도록 아픈 것인지
-그러나 즐겁게 살고싶다中. 무라카미 하루키
간 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내 온 몸이 폭삭 젖은 걸 보니
그대여, 멀리서 으르렁대는 구름이 되지 말고
가까이서 나를 적시는 비가 되십시오
- 밤새 내린 비. 이정하
마음과 마음 사이에
무지개가 하나 놓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사라지고 만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 사랑. 이정하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의 창가에도
아마 몇 줄기는 내려지겠지
- 첫사랑. 김소월
그는 나의 북쪽이며 나의 남쪽
나의 동쪽과 서쪽이었고
나의 일하는 주중이었으며
내 휴식의 일요일이었고
나의 정오 나의 한밤중
나의 말 나의 노래였습니다
사랑은 영원히 계속 될 줄 알았지만
내가 틀렸습니다
지금 별들은 필요없습니다
다 꺼버리세요
달을 싸서 치우고 해를 내리세요
바닷물을 다 쏟아버리고
숲을 쓸어버리세요
지금은
아무것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 슬픈장례식中. 위스턴 휴 오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