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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48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0
조회수 : 5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21 12:43:01
이명희, 비
무슨 사연
그리 슬퍼
저리 걷고 있을까
가시나무 태운불길
온몸으로 적시며
취한 듯
비틀거리네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이해인, 아침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
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
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
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
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
새마음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
설레임으로
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
나는 당신을 향해
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박시교, 꽃 또는 절벽
누군들 바라잖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기를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박만엽, 얼마나 좋을까
모른 체하면 멀어질까
눈을 감으면 잊혀질까
지우개로 지우면 지워질까
그 무엇이든 뜻대로 안 된다면
그저 흐르는 세월에 맡길 뿐
또 다른 행성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행히 서로 사랑하면서
은하수처럼 함께 흘러갈 수 있다면
별빛처럼 반짝여
칠흑 같은 어둠 속에도
서로를 알아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정하, 빈 가지의 노래
사랑하겠네
더 이상 줄 게 없는
내 빈 마음의 가지로도
사랑하겠네
물기 없이 마른 가슴
으스러질지라도
사랑하겠네
스스로의 무게조차 견디지 못해
떨어지는 그 순간에도
사랑하겠네
생의 저편 다시 돋아날
새순, 새순으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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