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 한 송이 꽃 같다는 말은
한 송이 꽃 같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말을
대신하는 말이다
한 송이 꽃 같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대신하는 말이다
한 송이 꽃 같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다는 말을
대신하는 말이다
한 송이 꽃 같다는 말은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이라는 말을
대신하는 말이다
나에게 너는
언제나
한 송이 꽃과 같다
배은미, 난 당신에게 익숙해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난 때론
당신에게 너무 익숙해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익숙함으로 무뎌지는 것은
당신에게는 가져서는 안될
감히 나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대단한 사람처럼
늘 보아도
부끄러워 고개숙여 지는
그런 존재이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곁에 있어도 있음을 알지 못하고
떨어져 있어도 그저 그런 사람처럼
먼 느낌으로
사랑한다 말하고 싶지 않고
단 한번의
속삭임일지언정
익숙하지 않은 설레임 속에서
당신을 사랑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 때론 당신에게
너무 익숙해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용혜원, 당신이 내 하루의 처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나를
살짝 간질여 깨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커튼 너머
아침 햇살이 넘쳐나고 있음을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별다른 얘기거리는 아니어도
당신이 하는 이야기를
눈 비비며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날마다 그런 재미로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당신이
내 앞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내 하루의
처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종일토록
당신이 내 안에 있어
내가 당신을 호흡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날마다 가장 먼저
당신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정하, 바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한 바보였습니다
사랑했지만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 못한
바보였습니다
그러나 더더욱 바보는 내 이런 마음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그대였습니다
사랑을 꼭 말로 표현해야 아나요
꼭 가까이 다가서야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눈치챌 수 있나요
비록 내 마음을 전하진 못했지만
한 발자국도 그대에게 다가서진 못했지만
불타오르는 내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
그대는 나보다 더 바보였습니다
유인숙,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좋으냐
사랑이라는 말 범람하여
비좁은 가슴에 담기도 부끄러우나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이냐
누군가를 판단하며 미워하기보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마음 따뜻해지는 것은
또 얼마나 좋으냐
마른 대지 적시는 빗방울처럼
윤기 없는 가슴 촉촉이 적셔주기에
내 그리움 턱없이 부족하지만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누군가를 향하여 "감사하다" 말할 수 있는
사랑은 얼마나 좋으냐
빈 가슴 지는 노을에 묻고
돌아서는 발걸음 함께 이우니 섧다마는
사람으로 인하여 상처 받고
또 사람으로 인하여 치유를 받지만
한 세상 살아가면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좋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