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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4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79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16 14:33:30
출처 : http://blog.naver.com/leeminhee647/220320307588
사진 출처 : http://suchsuchsuchislife.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nMC0O



1.jpg

천양희, 봄



그 자리가 비었어도 밖엔 봄이 충분하였다
나 혼자 있어도 밖엔 봄이 충분하였다
충분한 봄으로 그 시간을 채웠다






2.jpg

허형만, 거리



그 사람이 나를 모른다 하니
나 또한 그를 모른다 한다

조금씩 여위어가는 시간의 육신만큼
조금씩 잠도 시들해져가는
이 나이의 마루 끝에 걸터 앉으면
이 빠진 간장종지만한 햇살도
나를 알아 발가락 간지럽히고
삶의 울타리에 내려앉은 쇠찌르레기
쀼-이, 큐, 큐, 쀼이 은근히 나를 돌아보게 하는데

그 사람만은 나를 모른다 하고 돌아서니
나 또한 그를 본 적이 없다 하고 돌아선다






3.jpg

김용택, 봄이 그냥 지나요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고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 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만 두른 채
꽃 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4.jpg

유승희, 그대는 바람꽃



앙증맞은 작은 요정들
나지막한 능선 골짝 바람 타고 핀
그대는 바람꽃

포근한 낙엽이불 덮고
기인 겨울 색색 곤잠에 빠져 있다
살랑바람 유혹에 꼬물꼬물 봄마중 나온 
그대는 바람꽃

모지락스런 바람할미 심통 견디며
여리디 여린 꽃대 바르르 떨며 핀
그대는 바람꽃






5.jpg

김시천, 봄꽃을 보니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다 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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