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혐오는 보통 강자가 약자에게 갖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품고 있다. 약자가 강자에게 갖는 감정은 혐오보다는 분노에 가깝다.
이런 조건에서 메갈리아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미러링’이 시작됐고, 메갈리아는 소라넷 폐쇄요구, 강남역 살인사건, 넥슨 성우 계약만료 사건, 나는 메갈리안이다 선언운동 등을 거치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남성과 여성, 일베와 메갈리안은 동등한 주체가 아니지만 동등한 주체인 것처럼 돼버렸다.
즉 메갈리안을 일베와 동급으로, 여성혐오를 남성혐오와 동급으로 놓고 비교하는 것은 번역과정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정치적인 ‘사건’이다. 요약하면 약자들은 언어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번역과정에서 권력의 의도대로 의미가 왜곡될 수 있고, 이때 더 많은 설명을 요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