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9월 5일,
하느님이 보우하시는 대한민국에 피겨계의 신이 내려왔습니다.
그녀는 태어나서 사물의 인지가 막 끝날무렵부터 어머니와 함께 본격적인 빙판의 신이 되기위한,
누구보다도 척박한 환경에서 누구보다도 정석적으로,
또한 누구보다도 강인한 정신력을 길러내기 위해,
낮과 밤, 오늘과 내일, 올해와 내년..
시간에 구애받지도 어떤것에도 휘둘리지 않으며 그녀의 젊음을 조금씩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2014년 2월 21일, 그녀의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그녀를 안지 10년..
그녀는 10년동안 저의 시선안에서 오늘까지 함께였던 것입니다.
저는 그녀에게 항상 더 큰것만 바라고 살아온 너무나 이기적인 하찮은 인간이지만,
그녀는 언제나 저의 기대에 조금도 못미치지 않고, 오히려 제게 더 많은 것을 주었었죠..
이런 그녀가 이제 쉬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니, 이미 아름다운 드레스 안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척추가 휘어져 똑바로 설 수도 없으며,
수천번의 점프 연습으로 인해 관절이 문드러져 있는 이 때,
후배들을 위한 오직 그녀의 눈물나는 헌신이,
오늘 우리에게도 너무나 감사하게,
그동안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그동안 사랑해줘서 감사하다고,
오히려 아픈 몸을 이끌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 하네요..
마지막 테마곡은 Adios Nonino..
그녀의 마음을 온전히 표현한,
슬프지만 슬픔만 있는 것은 아닌,
이별 아닌 이별곡..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도,
그동안 아름다웠다는 말도,
그동안 감동이었다는 말도..
더불어,
그저 덕분에 감사했다고,
이제 그만 어깨에 부담 내려 놓으라고,
꼭 좋은사람 만나 피겨와 같은 사랑 하라고..
어느 해설자의 말처럼,
그녀는 제게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와 꽃의 향기를 건네주곤,
다시 가벼이 날아가는 것만 같습니다..
Adios, Y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