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게 엄마. 나 오늘 좀 늦을지도 몰라. 다리도 성치 않으면서, 나오지말고 그냥 방에 있어. 라면 그만 먹고 쌀 사다놨으니까 밥 해먹구. 간다." 마지막이라는 내색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바라는 건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답게 살고싶었다. 단지 그거면 됐었는데.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오늘을 저주했다. 차라리 그대로 잠에서 깨지 않았다면 나았을까? 카드빚에 수술도 제때 못받고 절뚝대는 엄마 다리가 아른댄다. 타악, 난간위에 걸치는 발소리가 차갑다. 파랗게 보이는 하늘이, 삶의 그 어느 때보다 가깝다. 하늘이 뒤집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