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많은 말보다 짧은 문구가 더 효과적일 때도 있죠.
헌법의 실천적 제약과 관련해 반공주의의 문제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에 있어 분단국가의 이념적 기초는 다른 이념보다 우선적으로 반공주의였다고 할 수 있는데, 헌법이 그 내용을 뚜렷하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분단국가의 이념적 기초와 실천을 담은 법은 헌법이 아니라, 1948년 12월, 법률 10호로 소장파 의원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과한 국가보안법이었다. 권위주의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오늘날까지 모든 법을 압도한 상위 규범이요 법률은 바로 국가보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개정2판)」, 2010,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