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어린나이에 작대기 하나의 서툰군인의 아이를 품고서
32살 지금까지 곁에서 고생하는 아내에게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한가한 틈에 메신저로 시 한편 써줬네요
연애하던 시절에는 종종 써줬던거 같은데
가장이라는 무게에 눌려 아이들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나 봅니다
별거 아닌 일인데 써서 보내고 보니, 지나온 걸음이 느리게 스쳐갑니다
다시한번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오유를 즐기시는 극소수(?)의 남편들께서도
아내의 그 시절, 그 찬란하고 눈부신 시간을 떠올려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꽃씨가 땅에 닿아야 비로소 하나의 삶을 시작하듯
당신을 만나, 나는 비로소 삶을 시작했습니다
봉우리 때의 꽃은 꽃이라 할 수 없지만
태어나기 그 이전부터 당신은 꽃이였습니다
모진 비바람에 꽃잎은 인사없이 떠나지만
당신은 더욱 깊은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에 맞섰습니다
꽃은 시간이 흐를 수록 고개를 숙이다 이내 땅에 떨어지지만
당신은 결국 내 몸에 아로새겨져 우리라는 이름의 꽃씨를 뿌렸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내 아내, 내 남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