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참사의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현업으로 10년째 건축설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 이번 사건은 분명한 인재가 확실합니다. 베오베에 올라온 글처럼 외장재인 샌드위치 패널과는 이번사건은 전혀 무관합니다.
해당 건물의 구조는 철 구조물이 모든 하중을 지지하게끔 설계된 구조이며, 샌드위치 패널은 단지 단열, 외관의 미관만을 담당하는 외장재입니다.
일단 개략적인 건물의 면적은 1,000㎡미만, 스팬길이는 대략 30m미만일 것입니다.
(건축물은 1,000㎡이상이 되면 건축, 소방법상 많은 법규적 규제가 있으며, 스팬길이가 30m이상일 경우 국가가 인정하는 구조 기술사가 설계, 날인하여야하는 규제가 붙습니다.)
사건 현장 사진을 유심히 보니 해당 건물은 PEB구조형식의 건축물로서 PEB공법은 철골의 기둥과 보를 일체형으로 제작하여 중간에 기둥이 있으면 안되는 대규모 스팬을 필요로 하는 강당이나 체육관, 공장등에 주로 쓰이는 구조 형식입니다.
이 구조 형식은 일반 설계사무실에서는 설계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데 쓰인 걸 그대로 베낀게 아니라면요, PEB공법 자체가 주문 제작이기 때문에 구조 검토 후 공장 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그렇게 때문에 정신 나간 건축사가 아닌 이상 구조 설계 협력업체에 용역 의뢰를 해서 구조 검토를 받았을것으로 생각됩니다. 간혹 구조 설계를 거치지 않고 강재 회사 자체에서 구조 해석을 해서 제작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거죠. 이럴 경우 건축사가 독박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구조 안전 확인서에 서명된 건 건축사이기 때문이죠. 물론 강재회사에서 구조 계산서는 주겠지만, 책임은 건축사에게 있죠.
어쨌든 서론은 대강 이렇고 이번 사고가 난 건물의 무너진 잔해에서 메인 PEB구조물을 잡아주는 타이빔들이 없더군요. 해석에 따라 개소의 차이는 있을 순 있지만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건 말이 않되는거죠. 보통 3m이내 마다 메인 빔을 연결시켜 주는 타이빔이 들어갑니다. 단지 보이는건 중도리와 브레이싱밖에 없더군요. 이렇게 되면 긴 스팬의 하중을 중도리가 다 받았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적설하중을 고려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무시하고 설계하였거나, 설계되었어도 시공상에서 제외시켜 공사비를 세이브 시켰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기다 무대라고 무대장치까지 걸어두었나 보더군요. 그러니 다른 부분보단 무대부분이 더 빨리 무너졌다고 예상됩니다.
또 하나 큰 문제는 강당, 집회장소로 쓰인 건물에 출입구가 1개뿐인 점이 문제입니다.
보통 설계 시 체육관 및 강당은 최소 2개소의 출입구를 두게 되어있습니다. 아마 허가 시 용도와 지금 강당으로 사용한 용도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어쨌든 조그만 욕심이 불러온 큰 인재임에 분명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