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대립해온 여야가 '얼떨결에' 이정현 녹취록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문제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책마련을 골자로 하는 예산안 부대의견에 합의했다.

 

지난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예결산소위원회에서 야당이 요구해온 공영방송 문제에 대한 부대의견이 모두 수용돼 통과됐다. 소관기관의 예산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지만 의원들이 질의했던 내용 중 중대한 사안의 경우 여야 합의로 부대의견에 넣게 된다. 

 

 

야당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완강히 저지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이유는 안건을 미처 파악하기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미방위 관계자:

"당연히 새누리당 의원이 반대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6명 아무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결산소위가 예상과 달리 시간이 길어져서, 회의 이후 다른 일정이 있는 의원들이 많아 급하게 진행한 탓에 이렇게 됐다"

다만, 예결산소위에서 통과된 안건은 상임위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종의결을 거쳐야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사태파악이 되면 예산결산특별위 의원들에게 자신들이 통과시킨 내용을 빼달라고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야합의로 부대의견으로 통과된 내용 중 공영방송 관련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대통령 홍보수석 관련 녹취록에 의하면 대화내용에 방송법 4조2항(편성개입 금지) 위반소지가 있으므로, 방송법 98조1항에 따라 KBS에 대하여 관련자료 요구를 검토할 것.

 

2. 녹취록과 관련하여 검찰수사 및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공영방송의 독립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3. KBS 녹취록과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것.

 

4.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률 개정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5. MBC의 트로이컷 설치와 관련하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책임 소재를 파악할 것.

 

6. 방문진에 대한 MBC 하반기 업무보고 회의 시 고영주 이사장의 격양된 발언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방문진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