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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백 열네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44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8
조회수 : 98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22 14:35:36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LuZ&articleno=1498571&categoryId=98160&regdt=20110510211352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Txp0j



1.jpg

서지월, 이별




만약 우리가 떨어져 있지 않다면

저 길들이 무엇에 필요하리

 

우리가 떨어져 제각기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 밤의 불빛이 무슨 소용 있으리

 

등 뒤의 저 바다가 출렁이고 있음도

우리가 떨어져 있어 더욱 크게 들리고

 

모래 위에 나란히 두 발자국 찍으면

그 사이로 해풍은 불어 오리

 

만약 내가 시와 삶을 포기하고

그 바다로 간다면

 

그 바다에 일찍이

그대가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다면







2.jpg

이성선, 새벽길




이 길로 당신이 가장 먼저 오시기에

이 길은 세상의 길 중에

가장 외로운 길이기에

이 길 위에 당신이 쓰러지고

다시 별이 스러졌기에

당신이 누웠던 체온이 별빛처럼

지금도 따스히 남아 있는 자리이기에

마른 풀의 향내가

죽은 시인의 영혼처럼 나를 감싸고

외로운 당신 사랑의 눈길이

밝히는 이슬로 발 아래 떨어져

눈물짓는 길

 

풀이 없어지는 이 새벽의 풀밭길에서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새벽이 오지 않는 새벽 들판길에서

당신을 부릅니다

풀벌레로도 다시 오지 않는 이







3.jpg

이정하, 인사 없이




그대 진정 나를 사랑했거든

떠난다는 말 없이 떠나라

 

잠깐 볼일이 있어 자리를 비웠거니

그래도 오지 않으면

조금 늦는가보다, 생각하고 있을 테니

 

그대 진정 나를 사랑했거든

떠난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떠나라







4.jpg

박재삼, 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




어쩌다가

땅 위에 태어나서

기껏해야 한 칠십 년

결국은 울다가 웃다가 가네

이 기간 동안에

내가 만난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점지해 준

빛나고 선택받은 인연을

물방울 어리는 거미줄로 이승에 그어 놓고

그것을 지울 수 없는 낙인으로 보태며

나는 꺼져갈까 하네







5.jpg

전서영, 겨울나무처럼 그렇게 서 있어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서운 바람에 바들바들 떠는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 여겼습니다

한 계단만 밟고 올라섰더라면

유리벽 너머

많은 사람들이 짓고 있는 그 따뜻한 미소가

나의 것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나

오로지 한가지 밖에 모르는

미련퉁이기에

일념으로

그대 오는 발소리만 기다리고 있었나봅니다

그렇게 기다려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혹여라도

그대 오시다 보이지 않는

나로 인하여

짧은 슬픔이라도 스치고 지나갈까봐

차마 얼어붙은 몸일지언정

겨울나무처럼 그렇게 서 있어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대가 오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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