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할머니의 사랑
게시물ID : lovestory_743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재영
추천 : 1
조회수 : 3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22 11:09:29
할머니의 사랑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이라면 천륜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일 것이다.
 

부모의 사랑보다 더 깊은 사랑은
조부모님들의 끝없는 무한의
자손 사랑 일 것이다.
 

걸음도 바르게 못 걷던
코 흘리게 시절부터 부모보다
더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전쟁으로 부모를 한 순간에 잃은
손자 둘을 안고 할머니는 언제까지
울고 울며 한탄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네 살은 걸어라하고 두 살은 등에 업고
피난 보따리는 이제 열다섯을 넘긴
어린 두 어들에게 지웠습니다.
 

군청에 다니던 큰아들과 며느리는
전쟁에 잃고 남편도 잃고 홀로 남은
할머니는 힘든 피난살이를 시작했습니다.
 

농촌의 전답과 집을 모두 처분하고
손에 쥔 작은 돈으로 부산으로
산비탈 집을 마련했습니다.
 

바느질 품삯과 하숙생 밥을 해주기도 하고
산에서 나물을 뜯어다 삶아서 시장에
팔기도 하면서 간신히 살았습니다.
 

동사무소에서 나누어주는 구호품
옥수수가루나 밀가루 우유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밀가루 빵을 주면
먹지 않고 집으로 가지고 와서
동생과 나누어 먹기도 했습니다.
 

중학교를 다니다 전쟁 때문에 그만둔
열다섯 살 삼촌들이 동사무소에서
심부름하는 급사로 일 했습니다.
 

동네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남은
밀가루 빵을 동사무소 어른들께 얻어가지고
오는 그날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날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릴 적에는 늘 배가 고팠고
먹을 것 걱정하시던 할머니 말씀이 지금도
한 토막 한 토막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할머니 얼마나 힘들었을 까
손자를 바라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가르칠 수 없는 아들에게는 어떠했을 까
 

두 아들의 어머니로 두 손자의 할머니로
먹여 살리고 길러야 하는 가장으로서
참 힘든 세월을 살아 오셨습니다.
 

경제를 끌어갈 남자가 없는
절망적인 집안 가장으로서
죽을힘 다 했을 것 입니다.
 

할머니는 틈이 날 때 마다
삶의 지혜 방법을 가르치고
기본예절들을 가르쳤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바른 일이 아니면
생각도 말고 남이 흉볼 것 같은 일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엄하게 하셨습니다.
 

좋은 옷은 아니더라도 깨끗하게 빨아서 입고
누구든지 보면 웃으면서 먼저 인사 하고
먹을 것은 나누어 먹으라했습니다.
 

잠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했고
집 마당을 비로 쓸어서 깨끗하게
대문은 활짝 열라했습니다.
 

남보다 먼저 일어나고
하는 일 없이 시간 보내지 말라
무슨 일이든 찾아서 하라했습니다.
 

세상에 할머니 사랑이 전부인 줄 알았고
지혜로운 사람 되라며 가르치고 기르신
이제 내가 할머니 모습을 닮았습니다.
 

세상에서 사랑을 이야기 하면 나는 언제나 우리 꼬부랑 할머니를 생각합니다.
고생으로 허리가 굽었던 할머니의 흰서리를 어느새 내 머리에 올려놓았습니다.
영원히 잊을 수 없고 잊으면 안 되는 우리 할머니의 극진했던 사랑이야기입니다.
한 많은 세상을 살아오시고 또 살다가 가신 할머니 나에겐 든든한 동아줄이었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