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입니다.
나에게 무수한 바람이오고 갔습니다.
설레고 처음 맞는 바람
톡톡 튀고 선선한 바람
강렬하고 잊지 못할 짧은 바람
그리고 그저 스쳐 지난 간 바람들
하지만 또 다른 바람이 불어올 때
인제까지 스쳐간 무수한 바람들과는
다른 바람이었습니다.
어느 바람보다 따뜻하고
포근하며 달달하며
봄바람 같았습니다.
나는 그 바람을 맞으며
커가고 있습니다.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바람
인제는 그 바람이 나에게 기대어
편히 쉬는 나무
바람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