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원,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발, 맨손으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 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서태우, 그런 줄 알았어
세월가면 잊히는 줄 알았어
살다 보면 지워질 거라 믿었어
그렇게
잊히고 지워지는 것이
우리의 기억인 줄 알았어
눈물 한 방울로도
잊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추억인 줄 알았어
너의 모든 기억과 추억은
세월 지나
조금 더 살다 보면
희미하게 잊히겠지
딱지앉은 자리가 가렵듯
내 아픔도 잠시 일테니까
그때쯤이면
기억해 내려 애를 써봐도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희미해져 있을거야
그러나
이것만은 잊지마
기억이 다하는 그날까지
내 사랑은 오직 한사람
바로 너뿐이라는 것을
최명운, 당신을 그리는 마음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저기 저 낙엽은 알까
하루라는 해가
서산으로 기울 때
노을 같은 이 마음 당신은 알까
사랑이란 열매
넝쿨에 매달린 채
그 아름다움
박주가리 홀씨처럼 날아간다
날다가 눈을 감으면
나락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이 마음 당신은 알까
그러다
정말 그리움에 젖어
어둠에 허덕이다
잠들때까지
당신을 그리고 또 그린다
이기은, 그리움
밤마다 희미한 별빛
등에 업고
묵빛 커튼 사이로
외로움에 뒤척이는 마음
안스레 바라보며
이슬에 젖은체 밤을 지새는 이
창문 열어
보듬어 안으면
겨우 딱지앉은 상처가 덧나
선홍빛 선혈로
잠든 애증 깨울까
실눈 뜨고
내려다보는 새벽달이
등 떠밀어
이부자리 들추고
함께 잠든 동틀녘
목젖너머로 삼켜버린
짭조름한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