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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주변에 사람이 쓰러진다면 여러분은 그냥 지나치지마세요
게시물ID : panic_743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량이올시다
추천 : 33
조회수 : 4091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14/11/12 03:47:37
베오베에 사람이 숨을 안 쉬는건 보면 안다는 글 보고 저도 불현듯 떠오른 기억이 있네요 

때는 2~3년전쯤 본격여름이 시작인 7월즈음의 낮.

아마 1학기 기말고사를 끝낸 시점이었던거 같네요. 

제 모교는 방학때도 자습 10시까지 하는 지라 낮에 삼삼오오 모여갈 날은 내신시험뿐이었으니.



당시 고딩이던 저는 친구 셋과 함께 일찍 마치고 버스를 타려고 역 쪽으로 가고 있었음.

정말 한참 더운 12시쯤이었음. 

그런데 길을 걷는데 정류장 조금 옆에 어떤 아주머니께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계시는 거임.

실례된 말이지만 옷이나 머리등의 차림행색을 보아하니 뭔가 평범한 분은 아닌거 같았음.(머리도 남자 반삭처럼 하셨고 옷차림도...)

그래서 우리는 뭐지..왜 저렇게 가만 계시지 하면서 흘끔흘끔 보고 있었는 데

계속봐도 뭔가 이상함. 



동공도 약간 풀려있는 거 같았고 

윗팔과 아랫팔의 각도가 대략 120`정도로 어정쩡한 상태로 가만히 계셨음.

그리고 자세히 보니 뭔가 몸 전체에 미세한 경련이 있는거 같기도 했음.

이상하다 왜 저러시지 하면서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 데 

갑자기 통나무처럼 뒤로 쓰러지심;; 정말 그 당시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돋는데(그래서 공게)

가만 서있던 분이 1자를 유지한 상태로 뒤로 쓰러지심...

마치 마네킹이나 통나무가 스윽하면서 쓰러지는 거처럼

분명 근처에 몇몇 행인들이 있었지만 다들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갈 길만 갈 뿐이었음.

흘끔 쳐다보고는 그냥 지나칠 뿐.




하지만 우리는 착하고 응급상황에 대해 제대로 배운 고딩.

응급상황이 벌어지면 다들 놀란 상황이라 패닉이 오기때문에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 근처 사람들에게 역할을 배분해주라고 배웠음.

누구는 119부르고 누구는 응급환자를 옮기고 누구는 처치하고 등등?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 다  그 분을 주시하고 있었고 그 분이 쓰러지자말자 우리는 바로 그분에게 달려가서 일으켜세움.

난(나름 모임의 리더) 친구 세명에게 저 분을 데리고 옆 가게쪽에 있는 그늘로 옮기라했고 친구 한명에게는 물 있으면 저 분에게 물 좀 드리라 했음.

그리고 난 휴대폰을 꺼내서 119에게 위치를 설명하고 한 분이 햇볕에 있다가 쓰러지셨다고 응급차좀 빨리 보내달라고 전화했음.



일단 물을 드리니 좀 드셨음. 그래도 몸은 뭔가 굳어있으시길래 친구들이 안마하고 마사지를 좀 해드림.

확실히 몸을 떠셨고 땀도 흘리심(여름이라 당연하지만 그 당시는 뭔가 심상치않다고 느낌.식은땀이었나)

119가 곧 왔고 그 분은 응급차에 실려서 가심. 그리고 기사 아저씨였나 응급대원이셨나에게 칭찬들음

"아이고 역시 **고 학생들은 다르데이. 느그들 사람 한명 살맀다" 뭐 이런.



그리고 우린 시험이 끝난 해방감에 모종의 뿌듯함까지 느끼며 PC방과 노래방, 당구장을 풀코스로 놀고 각자 해산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정말로 우리가 아니었으면 그 분 돌아가셨을 수도 있었던거 같은 게...

아직도 그 당시에 주변 사람들이 흘깃 쳐다보고 제 갈 길 가던 그 차가운 모습들을 떠올리면 뭔가 마음이 안 좋네요.

이 부족한 글이라도 읽으신 분들은, 앞으로 저런 상황이 만약에 온다면 그냥 지나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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