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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백 열한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43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7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9 13:37:21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LuZ&articleno=1498703&categoryId=98160&regdt=20110718065002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Yv1bn



6.gif

신현운, 호수




이젠 알려고 하지 마라

발 밑으로 산 그림자 길게 보태고

눈물 흘리며 여기 서 있는지를

꽃이 피는 것도 바람이 외외워서 흘리는 눈물 때문이고

낮밤 없이 그칠 줄 모르는 장마 비도 힘든 외로움 때문이고

깊은 속울음의 가을도 외로워서 물을 들인다

눈이 오는 것도 구름이 외로워서 흘리는 눈물이 얼어서이다

바닥으로 차오르는 땅과 아래로만 내려보는 하늘도

나를 위해 가끔 눈물을 흘린다

밤이면 별들은 잠이 든 나를 지켜준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외로움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견디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자리를 말없이 지키는







7.gif

정성수, 사랑 그 쓸쓸함이여




이 세상에 혼자라는 것은 얼마나 쓸쓸한 일인가

가을달도 혼자이기에 그 쓸쓸함에 못 이겨 구름 뒤로 숨어 버리고

홀로 서있는 저 소나무도 그림자 하나 내려놓고 그 쓸쓸함을 달랜다

지금,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던 그대가 내 곁에 없기에 나는 쓸쓸하다

그대 가슴에 하룻밤을 머물 때

두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내 사랑에 목이 메어 울던 그대는

네온 따라 가버려 세상 모두가 쓸쓸해진 이 가을 밤

사랑은 쓸쓸해지기 위하여 있는 것

그대가 없는 이 세상, 나 혼자이기에

지금부터 그 쓸쓸한 사랑과의 동행도 정말 쓸쓸할 것이다







8.gif

최승자, 길이 없어




길이 없어 그냥

박꽃처럼 웃고 있을 뿐

 

답신을 기다리지는 않아요

오지 않을 답신 위에

흰 눈이 내려 덮이는 것을

응시하고 있는 나를 응시할 뿐

 

모든 일이 참을 만해요

세포가 늙어가나 봐요

가난하지만

이 방은 다정하군요

흐르는 이 물길의 정다움

물의 장례식이 떠나가고 있어요

 

잊으시지요

꿈꾸기 가장 편리한 나는

무덤 속의 나니까요







9.gif

문정희, 비망록




남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10.gif

정숙자, 그리워서




그리워서

속으로 불러 본 이름

 

날아갈까

조심스레 곁에 둔 이름

 

이승에서

단 한번 아껴 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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