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향, 너무 그립기만 합니다
담아도 담아도
채워지지 않는 저 보고픔이
비워도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이 그리움이
보고파도 만날 수 없는
그대라서
가슴이 아픕니다
젖어드는 하늘빛은
쓸쓸함으로 도배되고
갈빛내린 가지끝에
걸려있는 외로움 자락
그대만 바라보는
내 모습같아
괜시리 서러워만 집니다
설레임으로 불어오는
한줄기의 바람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당신의 속삭임 같아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려요
머무르는곳
그 어딘지 몰라도
언제나 내 안에 살고있는
보고싶은 사람이여
당신이
너무 그립기만 합니다
민솔, 쉰 여덟의 가을에
많이 울었다
그리고
흘린 울음 보다도 더 많이 행복했다
쉰 여덟의 가을에
울음과 웃음을 번갈아 가며
애를 끓이더니만 이제는
정말로
듬듬히 놓아 주련다
지리한 눈물도 말랐기에
입가를 수 놓던 웃음도
조금은 자제하리라
엉엉 소리내어 전화기에 실어보내던
그 목소리도 내려놓고
그리움에 가슴 아파하던
그 안타까움도
고이 접어 보리라
그리움에 싸여서 잠 못 들던 날도
보고픔에 가슴 미어지던 날도
이제는 모조리 묻어 두리라
봄날의 아지랭이 너울 춤에 싸서
안개꽃처럼 띄워 보내리라
아무도 모르게
공석진, 낯선 이별
이미 당신은 나의 이기심에 실망하여
냉정을 더욱 견고하게 구축하였지만
그것은 당신과의 희미한 연결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처절한 애착이었습니다
천근 무게로 가라앉은 침묵은 체념으로
결국에는 아픈 생채기 아물기도 전에
상처를 헤집어 날선 비수를 그어대는
잔인한 가해자가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이제는 당신을 진정 사모하는 이유로
마음 구석 당신의 흔적을 지워야 겠지요
함께 웃고 함께 울던 소중했던 순간들은
추억 속의 페이지로 간직해야 하겠지요
늦은 밤에도 망연하여 잠이 오지 않고
뱃속을 종일 비워도 배고픔을 모르는
낯선 이별은 삶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그저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너무 쉽게 떠나실 줄 알았다면
숱하게 헤어짐을 연습할 걸 그랬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의 악수처럼
이별에 준비하여 무심할 걸 그랬습니다
다신 오지 않을 야속한 당신에게 절망하여
아무 일 없듯이 애써 호흡하지는 않겠습니다
언젠가 찾아올 봄날, 축제의 외길목에서
당신과의 운명같은 해후를 기다릴 따름입니다
이채, 중년의 삶이 힘겨울 때
의미 없이 사는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살아가는 일이 무의미할 때가 있더라
비우고 또 비우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러하더냐
잠 없는 밤엔
덮어도 온기 없는 이불이네
어둠이 깊어가듯 고뇌도 깊어갈 때
저 달빛은 무슨 이유로 나를 찾아드는가
이 세상 모든 돌이
황금으로 변한다 한들
나하고 무슨 상관이랴
저 하늘 모든 별이
우르르 쏟아진다 한들
어느 별이 내 것이더냐
나는 세상을 등진 적 없어도
살다 보면
세상이 나를 등질 때가 있더라
노혜정, 혼자만의 사랑
밤 하늘 별을 바라보면
당신의 그리움이
가슴속 까지 파고듭니다
늘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말이 없는 당신이란 사람
지금 난 혼자만의 사랑을 만듭니다
힘든 나의 세상살이
손가락 마디가 저려 오는 아픔이지만
난 당신 생각 하면서 견디고 있습니다
텅 빈 내가슴이
당신으로 채울 수 있다면
나의 큰 행복일텐데
말없이 멀리서
날 바라만 보고 계시니
당신 마음대신 그리움만 쌓입니다
보고 싶어도
나 당신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차마 못하겠습니다
그리워도 너무나 그리워도
나 당신에게 그립다는 말
차마 못하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 하는지
내 사랑의 끝자락만 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