邪臣(사신)
여기는 어딜까.
한참동안 걷고 또 걸었다.
출구는 보일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홀로 천천히 걷고만 있다.
이 길로 가기만 하면
알게 될 거라는 달콤한 말에
입구부터 응원 해주던 비웃음만이
생각나 외로히 걷고만 있다.
이젠 길에 익숙해졌을 때
내 앞에 나타난 새 한마리가
신비한 소리로 맘을 위로해주고
좋았던 생각을 하며 걷고 있다.
어둡던 길이
갑자기 끝없는 밝은 숲이 펼쳐지고
그 새는 이상한 소리로 숲을 향해 노래하고
슬펐지만, 좋은 기분으로 걷고 있다.
노래가 끝나고
밝았던 숲은 순간 잿더미로 변하고
새는 유유히 멀리 날아가버린다.
사무친 눈물이 다시 몰려와
더 이상 걷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