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 블리자드 게임을 좋아하던 터라
이번에 유출되었다고 해서 어렵게 구해서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알파버전인데다가 아직 맵도 한정적이어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짧게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자면...
우선, 게임이 엄청 캐주얼합니다. 원래 블리자드 게임의 특징이 어떤 게임유저라도 접근이 쉽다는 것이죠.
일단 캐릭터별로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팀별로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입니다. 내가 죽이든 팀원이 죽이든
경험치는 모두 공유되다보니, 킬을 먹느니 마느니 하는 분쟁은 원천봉쇄될 듯 합니다. 더군다나 아이템은 아예
없기 때문에 미니언 막타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대단히 없고요. 저같이 라이트하게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꽤 행복한 시스템이지만, 이렇게 게임내 모든 요소를 공유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가장 큰 장점은 블리자드의 캐릭터가 모조리 등장한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저도 레이너, 태서더, 시즈탱크, 제라툴, 아서스 등을 돌아가면서 해봤는데, 캐릭터마다 특징이 뚜렷합니다.
제가 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많이 해보지를 않아서 롤 캐릭터들과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블리자드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캐릭터들로 AOS를 즐긴다는 것이 대단히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임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롤에 비하면 맵도 작은 편인데다가 타워가 픽픽 쓰러지는 감이 있어요.
다만, 롤과 달리 타워와 함께 성문도 설치되어 있는데, 이게 아군은 통과할 수 있고 적군은 통과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막타 치려고 쫓아오는 적에 대한 공포는 좀 줄어들었습니다.
게임 그래픽을 설명하자면...각각 미니언이나 영웅들은 그래픽이 스2에 가까운데, 맵 디자인은 디아블로3에 가깝습니다.
처음 시작이 스2 기반으로 했다고 들어서 그렇게 예상했는데, 의외로 배경그래픽이 디아블로3와 유사해서 약간 놀랐어요.
어쨌든 롤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는데, 당연히 롤보다 나중에 나온 게임이니 그래픽은 훨씬 낫다고 봅니다.
총평.
원래 저는 AOS류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저같이 AOS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저격하기 위해서 나온 게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모험적인 시도를 한 게임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아이템 선택이나 조합을 과감하게 배제했고, 모든 팀원이 경험치를 공유하게 만들어서 팀내에 일어날 수
있는 분쟁요소를 최대한 줄였습니다.(그래도 막상 게임 출시하면 싸우는건 똑같을 듯...) 또한 AOS 특유의 루즈한 초반을
없애기 위해서 맵크기를 줄이고 타워 비중을 낮춰서 초반부터 정신없이 치고밖에 만든 것 같아요.
이게 어떻게 보면 롤을 저격하기 위해 이런저런 요소를 도입한 것 같은데, 그 덕분에 게임이 지나치게 단순해진 감도
있습니다. 물론 블리자드 게임 철학이 시작하기는 쉽지만 익히기는 어렵게 한다는 것인데, 이 게임에도 그런 블리자드의
철학을 어떻게 녹여낼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죠.
그래도 저처럼 롤이 어렵거나 짜증나서 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