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반감기라는걸 잘못알고 있는듯,
뇌송송송송송님 글
이전 글이 올라와서 같이 써봅니다.
반감기(Half-life)라는 것은 이전 글쓴이님이 써 주신 대로, [무언가]가 반(Half)으로 감소하는 시간입니다.
보통 동위원소의 경우 이것이 몇 초, 몇 년, 또는 몇 백만 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상 생활에도 많이 이용되는 트리튬(삼중수소: 3H)의 경우 반감기는 약 12년 이지만, 244Pu 의 경우 반감기는 약 8천만년(...)입니다.
아직 어떤 인간도 8천만 년을 살며 관찰하지는 못했으므로, 이것은 계산된 값입니다.
특정 동위원소는 자연계에서 안정되지 못한 형태이므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붕괴되는데,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이것이 방사능이죠.
어떤 동위원소가 붕괴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 형태를 띕니다.
알파(a) 붕괴: 알파 입자(a particle)를 방출하면서 붕괴. 알파 입자란, 전자가 없는 헬륨 원자핵(2양성자, 2중성자)으로, RBE수치 약 20.
알파 입자는 고에너지 입자이며, 크기가 크기 때문에 종이 한장이나 피부에 의해 간단히 차폐가 가능.
베타(b) 붕괴: 베타 입자(b particle)를 방출하면서 붕괴. 베타 입자란, 전자(electron) 혹은 양전자(positron)으로, RBE 수치 약 10.
금속 막에 의해서 간단하게 차폐가 가능.
감마(y) 붕괴: 감마선(y ray)을 방출하면서 붕괴. 핵 분열 / 융합 시 각 원자의 에너지 준위차에 의해 남는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발생. RBE 수치 1.
전자기파의 형태로 에너지가 전달되기 때문에, 차폐를 위해서는 무거운 원소(예를 들어, 납)로 차폐를 할 필요가 있음. 약 1cm 정도 두께의 납 판이면 에너지가 50% 이하로 감소됨.
예를 들자면, 플루토늄 239의 반감기는 24,000 년으로, 약 24,000 년 뒤에는 동일한 장소의 플루토늄 239 농도가 반이 된다는 뜻입니다.
239Pu의 붕괴는 a 붕괴이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마셔서 몸 안에 들어오지 않는 한은 알파 입자가 우리 몸을 뚫고 들어 올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피부는 질겨요. 하지만 몸 안에 들어와서 내부피폭이 된다면 문제는 달라지게 됩니다.
알파 입자는 기본적으로 크기가 크고 고에너지 분자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세포가 직접 맞게 될 때 세포 파괴, DNA 변형, 그리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최소한 체내의 다양한 화학분자들: 대표적으로 H2O를 때리게 되어 이온화시켜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겨진 활성산소는 직접적으로 우리 세포의 기관을 산화시켜 망가뜨리게 됩니다.
b 붕괴같은 경우에는 의료용 목적으로 많이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동위원소추적 등)만, 그래도 역시 몸에 미치는 영향이 강합니다.
전자를 하나 얻는다는 이야기는, 뭔가가 이온화되어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여러분은 [무언가]가 [반]으로 감소하여 [무엇이]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후쿠시마에서 나온 플루토늄의 양을 보면,
241Pu의 1조 2천억 베크렐(...)로 가장 많이 나왔으므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41Pu의 반감기는 약 14.4 년, 그리고 맨 위에 첨부해드린 표에서 241Pu를 따라가면 제일 처음으로 b 붕괴를 통해 241Am(아메리슘)이 됩니다.
241Am의 반감기는 432.6 년입니다. 그리고 241Am은 a 붕괴를 통해 237Np(넵트늄)가 되는데, 이것의 반감기는 2백만 년 입니다.
인간의 역사의 범주를 아득히 넘어서서, 인간은 2백만 년 전에는 아예 속(Genus)이 다를 정도니까, 문자 그대로 인간 종 (Homo sapiens sapiens)이 멸망한 시점에도 237Np는 지구상에 남아 있을겁니다.
이런 식으로 표를 따라 쭉쭉 내려가다 보면 종국에는 204Tl(탈륨)이 되게 됩니다. 어차피 나중에 것들은 표를 따라 가 봐도 237Np가 가장 길기 때문에 여기가 bottle neck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24,000 년 따위 200만 년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237Np 의 경우 쥐 실험에서 혈관 주사 후 24시간 뒤 약 54%가 핵에 특정적으로 분포 (
Radiat Res. 1995 Aug;143(2):214-8,
C R Acad Sci III. 1992;314(1):1-5.) 하는 것이 관찰되었고, 241Pu보다 어쩌면 암에 관해 영향이 클 수도 있다는 의견 (
Sci Total Environ. 1989 Jul 15;83(3):217-25.)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생물학적 반감기는 [생체 내에 들어온 물질이 반으로 감소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근데 생물학적 반감기가 1 년이니, 반 년이니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어차피 200만 년 동안 지속적으로 체내로 유입이 될 텐데.
생물학적 반감기가 100일이라면, 지속적으로 동위원소가 공급되는 상황이라면 정상 원소가 반으로 주는 시간도 100일 입니다. 겁나 위험한거에요.
생물학적 반감기가 짧다고 해서 안심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금속류 원소들은 체내에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이나 세포질에 껴서 같이 돌아다니다가 그냥 오줌 등으로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이 핵융합로도 아니고, 원소를 분해시켜서 다른 원소를 만들 수는 없어요 :(
생물학적 반감기라는 것은 딱 1회 들어오고 다시는 들어오지 않을 때나 의미가 있는 수치이지, 지금 일본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마치 물리학적으로 말하는 '3kg의 무게를 가진 완벽한 구형의 닭이 있다고 가정하자'와 같은 아무 의미 없는 가정일 뿐입니다.
방사성 물질이 진짜 무서운 것은, 이녀석들은 반감기를 거친다고 뿅하고 사라지거나 완전히 안전한 물질이 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타입에 따라 납, 혹은 탈륨이 될 때 까지 지속적으로 알파 혹은 베타 붕괴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방사능을 뿜어냅니다.
반감기...는 반감기일 뿐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방사성 물질은 반감기를 거쳐서 또 다른 방사성 물질이 되어 자신의 반감기를 새로 가지고, 붕괴되어 간다는 사실입니다.
세 줄 요약:
무거운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반감기를 거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가 됩니다.
붕괴를 거듭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방사능 뿜뿜이 멈추는 시점은 납 혹은 탈륨이 될 때 까지입니다.
가장 많이 방출된 241Pu의 베타-알파 붕괴를 거친 물질은 237Np로, 반감기가 2백만 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