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수 강동우(39)가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화는 충남 서산 2군 캠프에 참가중인 강동우에게 최근 '방출' 의사를 전했다. 각 구단은 내년 시즌 뛸 선수 명단인 '보류선수 명단'을 25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하는데, 한화는 강동우에게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알린 것이다. 이제 강동우는 어느 구단과도 입단 계약을 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매년 시즌이 끝나면 방출을 통보받고 짐을 꾸려 떠나는 선수가 구단마다 5~7명 정도 된다. 기량이 다했다고 판단되는 베테랑들, 부상이 깊어 재기 가능성이 적은 선수들, 한국 무대에서는 도저히 쓸모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외국인 선수들이 이에 포함된다.
프로의 무대가 철저한 '실력 중심주의'라고 하지만, 매몰차게 버려야 하는 구단이나 이를 감수하고 다시 살 길을 찾아 나서야 하는 선수나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언제나 활기 넘치는 선수일 것만 같았던 강동우도 어느덧 냉정한 평가 속에 유니폼을 벗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렸다.
강동우는 올시즌 26경기에서 타율 2할1푼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시즌 개막 이전 시범경기에서 입은 발가락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한화는 강동우를 전력 외로 분류해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삼성 시절부터 그의 성실성과 활용 가치를 잘 알고 있던 김응용 감독이 "전력에 필수적이다"라면서 기회를 줘 마무리 캠프와 전지훈련에 모두 참가할 수 있었다.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강동우는 후배들과 함께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한화 캠프에서 들려오는 소식 대부분은 '훈련이 혹독하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다'와 함께 '강동우가 가장 열심히 하고 컨디션이 좋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강동우를 톱타자와 외야수 자리를 놓고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붙여 분위기를 띄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동우는 시범경기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타율 3할1푼3리로 꾸준히 페이스를 이어가던 강동우는 3월23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서 왼쪽 발가락을 다쳤다. 뼈에 실금이 간 것이었다. 모든 훈련은 중단됐고, 재활군에서 뼈가 아물기만을 기다렸다. 그가 1군에 복귀한 것은 5월25일이었다. 하지만 두 달 간 제대로 훈련을 하지도 못하고 1군에 올랐으니 타격감이 정상일 리 없었다. 결국 6월17일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두 달 뒤인 8월20일 복귀했지만, 상황이 나아진 것은 없었다.
한화는 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인 선수단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나이 많은 선수들을 최대한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강동우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다른 구단의 지명을 받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강동우는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싶은 의지가 크다. 어느 팀에서든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강동우는 "시즌 전 컨디션이 참 좋았는데, 발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오랫동안 훈련을 하지를 못했다"면서 "너무도 아쉬운 시즌이었다. 하지만 더 도전해 보고 싶다. 원하는 팀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98년 삼성에서 데뷔한 강동우는 두산, KIA를 거쳐 지난 2009년 한화로 이적했다. 2009년에는 타율 3할2리에 88득점, 2011년에는 타율 2할8푼8리에 83득점으로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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