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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이어쓰는 베오베의 좀비바이러스 뒷이야기
게시물ID : panic_641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손금불산입
추천 : 2
조회수 : 8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4 14:33:17
꼭 읽고시작해야할 앞이야기 : 으앙쥬금ㅜ 님이 웃대에서 수입해오신 좀비바이러스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48650

프리비어스 온 베오베
인류문명이 좀비바이러스로 붕괴된지 150년
사랑했던 이웃의 시체가 가족을 물어뜯고 먹어치우는 지옥도의 대재앙을 견딘 운좋은 생존자들은 
다른 생존자들조차도 알수없는 고립된곳에 그들만의 보호시설을 건설한다.
150년간 세대를 거듭하며 생존해온 보호시설07의 내부환경도 한계에 이르고, 
젊고 호기심많은 에오는 보호시설 07의 생존자들의 눈을 대신하여 150년간 닫혀있던 문을 열고 나간다.
인류의 옛 흔적이 간신히 남아있는 도시의 폐허 속에서 보호시설21의 연구요원 지슨을 만난 에오는
그동안 닫힌 문 안에선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전해듣게 되고, 
황급히 그의 가족이 있던 보호시설07로 돌아가던 중 그만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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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은 지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숲 속을 뒤덮은 푸른 덩쿨들과
그런 싱그런 푸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특유의 거칠고 매캐한 포자 섞인 공기, 그리고 방금 막 어두운 숲속으로 떠나간 에오를 떠올리며 붙인 
담배의 푸른 연기를 느끼는 것이 전부였다

"본부, 지슨이다. 또다른 보호시설을 발견했음을 알린다"

"일단 복귀하라 보고 접수 후 후속조치를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알았다. 하지만..." 

그때였다.

담배 한대를 다 태울만한 시간이나 흘렀을까

멀리 적막한 숲속에서 날카로운 파열음과 둔탁한 소리가 울려왔다.

그것은 등 뒤 도시에서 들린 소리가 아니었다.

분명 숲 속, 에오가 지슨을 뿌리치고 들어간 그 속이었다.

지슨은 망설일 틈이 없었다. 

본부로 돌아가서 이 일을 보고하기엔 시간이 없다. 분명 호기심 넘치고 생기발랄했던 그 청년에게 무슨 일이 생긴것이 틀림없었으며 또한 동시에 
보호시설 07 역시 감염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이 명백했다.

"본부 지슨이다"

"21이다 말하라"

"먼저 탐색할 것을 허가하길 요청한다"

"위험할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복귀하라"

"정확한 판단을 위해 탐색하겠다 현 좌표 222.222 한시간 후 응답없을시 구조요원 파견을 부탁한다"

"안된다 일단 복귀..."

급히 무전을 꺼버린 지슨은 트렁크를 열어 담배 한갑과 총 한자루, 탄약과 폭약을 들고 스쿠터의 발자국이 난 그 숲속으로 향했다.

-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 한 사람이 아니다, 에오를 살리고 서두르면 면역력이 강한 보호시설07의 젊은이들까지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좀비바이러스가 그들의 생존을 위해 진화한 결과물을 참혹했다.

아니, 참혹하다기보단 기묘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더이상 숙주를 찾을 수 없었던 바이러스들은 그들의 새로운 숙주로 아포칼립스의 폐허 속에서 자라난 식물에 관심을 가졌으며,

그 결과는 마치 나팔꽃 덩굴같은 기묘한 모양의 식물이었다. 

식물의 꽃은 사람의 폐처럼 호흡했으며, 꽃이 호흡할때마다 오래된 소파를 털어내듯 뿌연 포자들이 뿜어져나왔다.

지슨과 보호시설21의 연구에 따르면 포자들은 바이러스 덩어리이며, 다른 가까운 식물들을 찾아 기생하였다. 

지구상에 남은것은 문명의 폐허와 식물들, 그리고 대기와 태양이라 식물이라는 다양한 생명의 광합성은 바이러스들에겐 최고의 에너지원인 셈이었다.

지슨은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항상 위험한 보호시설 밖의 환경을 연구를 해 왔음에도, 급한 마음에 이성을 잃고 방독면을 챙겨오지 않은 점을 후회했다.

비록 면역약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포자가 이렇게 많은 공기라면 감염이 아니라 호흡 문제로 죽을수도 있으리라.

매캐하고 기분나쁘고 끈적한, 포자가 섞인 무거운 안개같은 공기는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심해졌고, 

그런 불쾌한 대기를 견디며 숨을 쉬려면, 독하지만 가장 익숙한 담배연기에 숨을 맡기는 수밖에.

분명 5분이 채 되지 않아 사고를 당했으니, 아무리 스쿠터라 하더라도 분명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에오! 이보게 에오"


숲 속으로 들어갈수록 식물들은 많아졌고, 그만큼 포자의 안개도 더욱 심해진다.

점차 한걸음 앞도 보기가 힘들 정도로 시야가 좁아졌다.


- 콜록. 콜록.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폐에 포자와 먼지들이 쌓이는 듯 호흡이 힘들어지고 있었다. 지슨은 습관처럼 다시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얼마나 더 걸었을까, 다시 담배 한 개피를 다 피울 쯤 멀리 안개속에서 검은 물체가 보였다.

그것은 에오의 스쿠터가 아닌가!


"에오 어딨나! 에오!"


소름조차 끼치지 않을 만큼의 적막이 되돌아왔다. 

스쿠터는 어디에 걸려 넘어졌는지 뒤집혀있는데, 에오가 누워있어야 할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충격으로 갈라진 안장 밑에 헬멧이 보였다.


- 제길, 좀비보다 무서운 것은 안전사고인데. 


헬멧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면 지슨이 세워볼 수 있는 가정은 명확했다. 뒤집힌 스쿠터와 전방에 핏자국들.

- 분명 무엇에 걸려 넘어졌든 습격을 받았든 사고가 났고, 에오는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 그런데 에오의 부상당한 몸은 보이지 않는다.

- 에오는 약을 먹었다.

에오는 큰 부상을 입은채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지슨은, 서둘러 핏자국이 이어진 수풀들 사이를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빨리 그를 찾아서, 보호시설07로 데리고 가야 한다. 

핏자국이 희미하게 이어진 길은, 

무겁고 습한 대기로 인하여 질퍽해진 흙바닥에 건장한 사람의 발자국과는 다른 묵직한 물건이 끌려간듯 넓고 깊게, 그리고 길게 이어져 가고 있었다.

길을 쫒아가던 지슨의 눈앞에  

이전까지 봐왔던 덩쿨들과는 다른,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와 버들같은 그런 식물들의 숲이 펼쳐져 있었다.







헤헤 만화고 영화고 드라마고 플롯을 안짜면 뒤로갈수록 산으로 가는 이유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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