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밀게 들어왔다가 옛날 생각나서 군대 추억하나 풀어봅니다
참고로 155미리 견인포 사수로 2년 쭉 빨다가 제대했고, 저희 부대는 이등병때 사수로 발탁되면 포반장 안달고 그냥 제대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다른 보직에 비해서 좀 열외가 많은 보직이였습니다.
군번이 잘풀린 군번이라 상꺽쯤에 사수 최선임이 되어 동기와 함께 니냐니뇨하고 돌아다녔죠
이 사수라는게 평시에는 화포 정비가 주업무다보니 일과시간에는 후임들 데리고 정비를 하러 다니곤했습니다.
특히 사수창고라고 해서 포상(포 주차장) 근처에 있는 낡은 창고에 정비 공구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너무 오래되기도 하고
환기가 되지않아 장비에 녹이스는 등- 이라고 보고 했지만 실은 너무 환기가 안되서 짱박히기가 곤란하였...- 각종 문제가 발생하여
사수 창고를 보수하기로 했습니다.
대략 이렇게 생긴 창고.. 그래도 창고 위에는 머루인가 그게 있어서 종종 수확하곤 했습니다.
암튼 사수 창고에는 없는 공구가 없었기 때문에 전면 벽을 모두 헐고 창을 만들기로 결심! 부대 내에 있는 버려진 창문을 줏어와 창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창틀이 너무 커서 벽만하다는게 함정 ㅋ
어쨌든 창문도 만들고 지붕에 흙도 걷어내 방수포도 까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제 벽 도색을 해야하는데 같이있던 동기가 자기는 국방색이 너무 싫다며 산뜻하게 바꾸자고 하더군요.. 뭐 어짜피 눈치볼 사람도 없겠다...
핑크로 결정 외벽을 핑크로 도색해버렸습니다.........
통유리에 핑크벽이라니... 다 해놓고 보니 마치... 청량리의 그곳을 연상시키더군요...
이렇게요........
이때 이후로 사수창고는 X촌으로 불리며 지나가는 고참들마다 한번 쉬었다가는대 얼마냐며 묻곤했죠...
게다가 창문을 가리려 만든 커튼이 또 노란색이라 ㅠ 제가봐도 참,,,,
창고 안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제 후임들을 보면서 저절로 희롱을 하게 되더군요
암튼 그 후로도 저 창고 안에서 제 군생활을 재밌게 혹은 슬프게 만들었던 여러 추억들을 만들게 됩니다.
벌써 제대한지 10년이 넘은 이야기입니다. 아마 지금은 저런거 못할듯..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