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엄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절 불렀어요. "얘야, 어서 엄마를 따라오려무나" 엄마는 어깨에 절 태우시더니 어떻게든 저를 주인집 지붕위로 올리셨어요. "엄마...왜그래? 무슨 일이야?" "엄마 말 잘 들어...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여기서 움직이면 안돼" "응? 싫어...나 엄마랑 같이 있을래..." "그냥 엄마 말 들어!!" 엄마는 막 화를 내며 손바닥으로 절 때렸어요. 전 엄마의 매에 아픈 것보다 왠지 이 순간이 엄마를 보는 마지막 순간일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엄마를 붙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반항도 잠시... 엄마는 이 높은 곳에 저를 두고 내려갔어요. 저는 혼자서 이곳을 내려갈 수 없어요. "엄마가 금방 데리러 올게...그때까지 어디 가면 안돼? 우리 아들 착하지?" "응...엄마.." "엄마가 올 때 맛있는 여물 가지고 올게" 엄마는 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셨어요. 그런 엄마의 눈에서 어렴풋이 작은 이슬에 맺힌 것을 볼 수 있었어요. ... 엄마가 절 이곳에 두고 떠난지 벌써 3일이 지났어요. 아직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저 멀리 중장비 움직이는 소리와 희미한 비명소리만 들려와요. 혼자 이 곳에 남아있는게 너무 무섭지만, 그래도 엄마가 언젠가 다시 데리러 올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