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근처에 마트가 하나만 있었는데, 어느날 하나가 들어오더니 서로 세일전쟁을 시작했었음.
아이스크림 60% 75% 이런식으로 가격을 경쟁하는 상황이 있었음.
임요환과 유정현은 저기서 담합을 시도한 것.
담합이 뭔지는 중학교에서 졸지만 않았어도 모두 알고 있을테고.
유정현과 임요환의 파랑은 일종의 과점 상태임.
사실 과점 상태가 절대적인 이점이라고 보기는 조금 힘듬. 협상 결렬이라는 수도 있기는 있고, 유와 임이 너무 심한 이득을 챙기려고 하거나 챙겼으면 이후에는 온갖 견제가 집중되었을 것. 결렬이라는 방법도 있고, 그런 점에서 빅딜게임은 이해관계가 시시각각 변하는, 마이너스 경매처럼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마이너스 경매가 그러했듯 이번에도 망가짐. 이건 게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불징이라는 빌붙기 수단이 공교롭게도(마침 이번 라운드가 불징의 유효기간) 변수를 만들어서 게임이 망가짐.
딱히 누군가를 탓하고 싶진 않음. 임요환의 선택은 나름 최선이었고, 이해관계를 나몰라라 하고 친목으로 망가지던 게임들하고는 좀 다르지. 같은 조건에서도 은지원은 이상민의 불징이라는 변수를 캐치하지 못하고 가마니가 되었으니....
이야기가 좀 샜는데, 어쨋든 둘은 담합으로 파랑의 가치를 충분히 올리자 했음. 플레이어가 4명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파트너만 잘 캐치하면 이건 우승 확률이 25%에서 50%로 올라갈 수 있는 나름 합리적인 연맹. 임마트와 유마트가 서로 손을 잡고 돼지고기 가격을 500원이나 올리니 윈윈 전략인 샘이지. 엄연히 불법이지만 더 지니어스에는 그런 법이 없고.
하지만 유마트가 먼저 내가 더 돼지 많이 팔거야!! 하면서 1000원 가격인하를 때려버림.
이미 담합을 한 상태에서는 계속 가격 올리고 있자라는 이야기가 없어도 가격을 먼저 내리는건 배신임. 이해 못하면 바보지. 1000원 더 비싼 고기를 누가 살까? 결국 임마트의 고기가 하나도 안팔리게 되면 그 뒤에 있는건 다시 끊이지 않는 할인경쟁이고.
이 상태에서 임마트는 이갈비에 고기를 싸게 팔아버려서 돼지고기 소비량을 줄여버리는거지. 음 생각할 땐 기가막혔는데 좀 비유가 이상하다.
어쨋든 임요환의 잘못은 의사전달에 소흘했단게 아님. 이건 유치원생이 아닌 이상 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기브 앤 테이크고 유정현도 이해했을것.
다만 어차피 3라운드에서 적대할 상대를 너무 쉽게 신용하고 넙죽 먼저 밀어줌.
물론 유정현의 배신도 너무 타이밍이 이른 감이 있는, 제법 불합리한 배신이었지. 그렇게 치고 나가서 임요환까지 배신하면 1:3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3라운드 쯤까지는 어느정도 기브 앤 테이크를 유지하는게 가장 승률을 높일 수 있었을텐데. 또 불징이라는 변수를 캐치하지 못해서 결국 우승할 수 없었음.
내가 룰 브레이커에 가지는 불만이 이거. 게임 자체는 재밌을거 같은 게임들인데 브레인들이 우선 전략을 짬->이루어지는 도중 게임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제 딴의 생각으로, 혹은 친목 때문에 합리적이지 못한 배신을 하고 게임이 재미없어짐.
그리고 이상민이 불징 쓰면서 구구절절 말하고 제작진이 자막 쳐주고 쉴드 쳐주고 어휴 진짜 아니꼬와서 보기 힘들더라....내 안에서 이상민 이미지는 이미 불멸의 징표를 가져와도 살릴 수 없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