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엔 "MBN을 낚았다" 게시물, 의도적 합성? 실수? … 다시보기 영상 삭제, 공식사과는 없어
MBN이 일간베스트 회원이 합성한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일베 관련 리포트에 내보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MBN은 지난 1일 뉴스8에 방영된 ‘일베 손가락 모양 조각물 훼손논란’을 다룬 리포트에서 작품 훼손 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화면으로 일베 회원이 합성한 사진을 내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팔로 하트모양을 그리는 사진을 일베 조각품 옆에 배치한 것이다. 이 사진을 합성한 것으로추정되는 일베 회원은 일베에 인증 사진을 올리며 “MBN을 낚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MBN 홈페이지와 포털에서 이 리포트를 찾아볼 수 없다. 시청자 안 아무개씨는 “뉴스에서 그 영상이 나왔고, 다시보기 영상이 오후 8시45분쯤 올라왔다. 그러다 몇시간 지나서 다시 보니 영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안 아무개씨는 “MBN에 연락을 해 보니 편집 담당자를 바꿔주더라. 그는 실수로 일베 화면이 뉴스에 나간 게 맞다면서 죄송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방송사고 영상을 삭제할 수는 있지만 공식 사과를 하지 않은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아무개씨는 “아무런 말 없이 삭제를 했다. 책임지지 않고 넘어가려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물론, 방송통신심의에서 문제가 된 영상을 즉각적으로 삭제하면 정상참작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SBS는 MBN과 달리 지난해 5월24일 일베 회원이 만든 영상을 뉴스에 내보내자 24일 저녁 “즉시 영상을 삭제하고 노무현재단 측에는 즉시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서 “해당 음악이 방송되게 된 경위는 신속히 파악한 뒤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BN은 방송통신심의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 등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화면을 내보낸 경우 방송사 재승인 심사 때 감점이 되는 법정제재를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