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무명논객
'전라도 섬노예 사건(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bcode=T30001000&artid=A201402070453)'이 주는 충격이 극우파들의 난동으로 지역감정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현황인 듯 하다. 이들의 논리적 회로가 마비되어 있다는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거의 집착에 가까운 행위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겠다.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오늘날 지역감정을 호출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허상에 불과하다. 극언하자면, '전라도', '홍어' 따위의 지역 감정이 호출하는 것은 어떤 이데올로기도 될 수 없고, 그렇다고 어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수도 없다. 다만 '지역 감정'이라는 '괴물'을 대체 누가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겠다.
대체 무엇이 지역감정인가? 아니, 애시당초 '지역 감정'이라는 말 자체가 환상이다. 더 정확히 서술하자면 '반호남주의'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주의'가 붙었다고 하여 그것이 어떤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지역감정의 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다름 아닌 호남이다. 극우파들의 정치적 수사이건, 혹은 편견의 일환이건 간에 '호남'에 관한 혐오증에 가까운 집착은 강박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극우파들의 반호남주의가 거의 나치의 인종차별주의와 동급의 헛소리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들이 표출하는 '외설적인' 혐오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당황스러운 것으로 비춰진다. 이들이 '전라도'를 호출함으로써, 배격되는 것은 전라도가 아니라 그들 자신이다. 이들은 거의 이렇게 '외설적'인 배제와 혐오를 즐긴다. 마조히즘에 가까운 이들의 강박증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지역감정이 가상의 적대일 뿐이기도 하거니와, 이러한 '혐오'야말로 바로 극우파들의 언어를 외설적으로 보충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뜻 보기에 이들은 규범적 언어들(법, 국가, 질서 등등)에 집착하는 듯 보이지만 그것들을 유지시키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혐오적 언어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적 언어들은 대부분 향락에 속한다. 이렇게 보면 사실 문제는 간단하다. 가상의 적대에 집착하며 자신들이 상정해놓은 가상의 극단적 이미지에 리비도를 투사하는 행위들에 굳이 반박하기보다, 바로 혐오적 언어들을 규제하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일 것이다. 지역감정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문까지 등장한 마당에 허깨비를 두들기는 이들의 망상에 분노하기엔 에너지가 아깝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