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정가에서는 현재 친박-비박 역학 분포를 '7대 3' 정도로 분석한다. 앞서 <시사포커스> 같은 매체는 지역별 당선자와 비례대표 명단을 토대로 새누리당 당선자 122명을 '친박 85명, 비박 26명, 중립 11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다른 매체들도 엇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과연 박 대통령 레임덕이 본격화할 경우 이같은 세력 분포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대단히 의문이나, 일단 현재로서는 친박이 '머릿수'에서 우위에 있음은 분명하다.
비박이 반발해 나가봤자 뚜렷한 머리가 없는만큼 그 숫자는 '몇명' 안 돼 대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검경이 전방위로 선거법 위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삼엄한 시점이기에 탈당 인사는 더욱 적을 것이란 느긋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만에 하나, 차기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더라도 '비박 대통령'이 출현한다면 박 대통령이나 친박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어 보인다. 유승민 의원 등 비박에 대해 치를 떨 정도로 극도의 배신감과 적개감을 갖고 있는 박 대통령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과연 박 대통령 레임덕을 막고 대선때까지 계속될 야권 분열하에 '친박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는 친박 뜻대로 흘러갈까. 단언컨대 답은 "노(NO)"다. 4.13 총선만 해도 박 대통령 등 친박은 야권의 사분오열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과반수를 넘어 개헌선까지 넘보는 압승을 확신했다가 말 그대로 쪽박을 찼다. 그동안 국민들이 속으로 얼마나 치를 떨고 있었는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벌한 '총선 탄핵'을 했던 국민들이 과연 바뀌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작금에 현정권과 친박이 보여주는 몰염치한 패권주의 행태, 그리고 더욱 급속히 악화되는 경제-민생은 '대선 탄핵'으로 이어질 공산이 아주 높아 보인다. 정진석 측이 "친박의 자폭으로 새누리당이 공중분해 됐다"고 개탄한 것도 결코 과장만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