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프린스호 사고 피해를 보았던 곳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그 해변가는 제가 다닌 국민학교의 단골 소풍지 였지요.
그후 서울로 유학갔고 사고가 났다는 말만 듣고 가보지 못하다가 5년이 지난후 2000년에 옛날 생각이 나서 한번 가보았습니다.
저희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였는데요. 점점 가까워 질수록 기름냄새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청둥오리나 철새들이 바닷가 인근 논에 많았었는데요.
사진에서나보던 기름뭍어 죽어버린 오리들이 군데군데 보였어요. 아직 바닷가는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죠.
그리고 예전 소풍지였던 방파제옆 공터에는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냄새때문에 점점 머리가 아파워서 돌아왔습니다.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거의 1년동안 그곳과 인근동네(저희동네 포함) 주민들이 공공근로 형식으로 임금을 받으며 기름 제거 작업을 했었다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그 바다에서 어업하시던분과 양식하시던분들은 피해배상금과 정부보상금을 받고 그곳을 떠났습니다.
이번 여수사건의 경우는 유조선은 싱가폴 선적에 엘지소유의 부두.
사고발생 후 30분뒤 보고, 또 30분뒤 사고대책본부 수립.
저는 언론이 앵무새처럼 떠들어대는 늑장대응이라고 볼수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난것을 알고 살펴보는것만해도 15분은 걸릴겁니다. 그리고 막으려고 현장사람들이 시도했겠죠.
저라도 그렇게 했을겁니다. 내 앞에서 누가 다쳤다면 일단 살펴보고 피나면 지혈하고 그러다 이럴게 아니다 싶으면 얼른 119부르라고 주변사람들한테 이야기하겠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현장 근무자들과 지역 공무원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겁니다. 자기들이 살고 있는곳이니까 얼마나 노력했고 지금도 하겠습니까?
여수의 여천공단은 정유회사가 몰려있는 곳입니다. 당연히 사고를 대비해 온갖 방재장비들을 갖추고 있고 지역 재난본부도 그렇습니다.
그곳의 정유탱크 하나만 폭발해도 연쇄폭발로 여수와 여천군자체가 지도에서 사라진다고 하더군요.
있는장비 없는장비 다 끌어다가 방재작업을 했겠죠. 한시간만에 사고대책본부가 세워졌다는게 저한테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문제는 가지고있는 장비 다 동원해도 어림없었다는게 문제였겠죠.
그렇다면 지방정부, 중앙정부, 해수부가 적극 나서서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동원했어야죠.
윤진숙 장관...그양반이 현장에 오고 안오고는 중요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와서 뭐할겁니까? 오히려 분주한 현장 지휘체계가 무너지겠죠.
그건 확산방지가 이루어진 다음이야기입니다.
어느분이 올려주신 태안때의 노통의 대책반 회의때 발언처럼 일단 확산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한뒤 배상할놈은 배상하고 감옥갈놈은 감옥가고 정부는 구호대책을 내놓아 주민을 달래고 생계를 열어주고 인력이 필요한 일에는 가진 자원을 다 활용하고 국민이 자원봉사온다면 감사를 표하고 장비와 식사정도 준비하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자원봉사를 가지 말자니요. 증오와 불신의 화살은 검증결과 맞을만한놈이 맞아야 합니다.
자원봉사는 동원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인력이 필요한데 부족하니 나라도 보태겠다는 숭고한 마음 아닙니까? 나를 무료로 이용하라는 거잖아요.
이용당하지 말자는 말은 좀 그렇네요. 아니 사실 많이 이상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