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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 참석,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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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더민주)의 20대 총선 호남 참패 원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전북 방문길에서의 발언이 지역 정가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북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역 정가에서 지목하는 ‘공천파행’과 자신의 비례대표 ‘셀프공천’에 대해 사과는 커녕 오히려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대 총선에서 더민주에 준엄한 심판을 내렸던 도민의 민심 이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지난 2일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4·13 총선 호남 패배 원인으로 자신과 비대위 체제가 제기된 것과 관련, “낭떠러지에 떨어져 있던 정당을 선거에 이겨서 제1당을 만들었으면, 비대위에 대해 자꾸 그런 얘기하는 게 옳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셀프공천’에 대해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선거패배 요인이었다면 더민주가 어떻게 제1당이 됐겠느냐. 그건 호남참패의 구실을 찾다보니 나오는 얘기로, 그런 얘기가 나오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북총선 패배에 대해 “전북 성원에 우리가 부합하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총선을 전후해 들끓고 있는 도민의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렬한 자기 반성과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총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천파행에 대한 사과는 없고, 패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등 전북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종인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도민들이 보낸 메시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더민주의 몰락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제 도민들은 맹목적으로 더민주를 지지하지 않는데 대표의 제대로 된 상황인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20대 총선 결과 전북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이춘석 의원은 3일 낸 보도자료에서 “지기로 작정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의 오만한 공천과정, 항상 주인이라고 말하면서 호남민을 수단으로만 활용한다는 배신감, 이것이 바로 호남 참패의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20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전북지역의 공천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임실순창남원지역에서 공천을 신청했던 장영달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전북 참패는 계파보강 욕심 때문이었다”고 지도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김제·부안에서 3선끼리 경선공천을 했더라면 절대로 패하지 않았다는 분석은 상식이다. 남원임실순창도 경선공천으로 약속을 지켰으면 패했겠느냐”며 “지도부 실세들의 (공천과정에 대해) 해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전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당이 영입인사에 대한 단수공천을 하면서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