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스타일이 어디 거창하게 '출사' 라는 이름 걸고 나가서
사진 찍고 오는건 아니고 크지 않은 부피를 이용해 가방 한 켠에
거의 항상 가지고 다니다가 주변을 찍는 그런 편이죠
덕분에 단렌즈 하나만 가지고 사진을 다 찍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후지필름은 예전 필름카메라 시절 코닥, 아그파 등과 함께
이름을 날리던 필름 제조사였습니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망하는...... 줄 알았지만 애초에 필름 외에 다른 분야 사업도 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무기기, 문서처리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필름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가 콜라겐인데
콜라겐을 수십년 다뤄온 노하우로 화장품을 만들어서 일본에서 꽤 잘나간다고 하고
화학물질 다루던 솜씨로 제약에도 뛰어들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도 만든 등 나름 성과도 꽤 있나봅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름만 후지필름인 (물론 필름도 생산하지만) 회사가 되었죠
실제 2013년 기준으로 카메라 관련 분야 매출이 13.5% 정도...
근데 어쨌든 본업인 광학기술도 출중해서 (방송국용 대형 카메라 렌즈 등
원레 렌즈 깎는 기술도 좋습니다) 취미로 카메라를 만드는 모양입니다
캐논, 니콘 같은 메이저 브랜드보다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유명세가 덜하지만
나름 매니아층 욕구를 충족해주는 부분이 있어 팬 층은 좀 있습니다
일단 제가 쓰던 물건은
이렇게 생긴 X-T10 이라는 물건이고
현재는 X-PRO2 라고 이렇게 생긴 물건을 쓰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한 딱지가 보이는 것 같지만 착각입니다
1년 좀 넘게 쓰면서 느낀 장단점
장점
1. 먼저 예쁩니다
모든 라인이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깔고 있는 편입니다
특히 PRO 라인에서 정점을 찍는데 올림푸스와 함께 클래식 디자인의 양대 산맥인 듯 합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필름 카메라 쓰던 분들은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죠
2. 센서
자체 설계해서 외주 생산을 한 센서를 사용하고 있는데
타사와 비교해서 판형 대비 노이즈 억제 성능이 아주 좋다고 느꼈습니다
휘도 노이즈는 있지만 컬러 노이즈가 안보이다시피 해서 보정할 때 아주 편하더군요
3. 탄탄한 만듦새
물건을 잡아보았을 때 꼼꼼하게 잘만들었다는 느낌이 딱 듭니다
제가 소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큰 이유가 만듦새인데
똑같이 마그네슘 합금을 써서 만들었다고는 해도 소니바디는
웬지 타사보다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저처럼 기계적인 부분
좋아하는 사람에겐 의외로 중요합니다 ㅎ
4. 색감
후지필름 아이덴티티죠. 저도 이것 때문에 후지필름으로 넘어갔습니다.
자사 필름 색감을 흉내내서 디지털 바디에도 넣었습니다
색감 많이 다루던 회사라 그런지 후보정이 거의 필요 없는 수준 색감을
뽑아준다는건 대부분 동의합니다
반면 단점 꼽아보면...
1. 가격
비싸요. 애초 카메라를 취미로 만들면서 매니아 층 위주로 끌고가겠다고 생각을 한건지
렌즈 평균가가 높습니다. 물론 광학기술 한가닥 하는 후지인만큼
스펙부터 가격에 걸맞게 대단하고 만듦새에 대해서도 평이 좋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고스펙 렌즈가 필요한건 아니죠. 어쨌든 비싼건 사실.
거기다 캐논, 니콘, 소니 등은 정가와 실제 구입 가격은 어느정도 차이가 납니다
실제 구입 가격이 많이 싸죠
그런데 후지는 유통라인 관리가 철저해서인지 본사 직영에서 사는 것이나
대리점에서 구입하는 것이나 별 차이가 안나요.. 그나마 대리점도 많지 않고요
2.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AF 퍼포먼스
최신 바디인 X-PRO2 와 X-T2는 미러리스 상급 퍼포먼스를 보이는
확연히 좋아져서 소니 사용하다 온 분은 소니 A7ii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최신 고가바디인게 문제죠... ㅎ
나쁘지 않은 가격대인 X-T1, X-T10 는 그냥 쓸만한 수준은 되지만...
어쨌든 출시 시가나 가격대를 생각해보면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캐논 미러리스보다는 낫다는게 함정
다만 X-T2 저가형으로 나올 X-T20(예상명칭) 등이 추후 발매되면 이건 슬슬 과거형이 되리라 보입니다
후지필름으로 찍었던 사진 몇 장 첨부하고 마치겠습니다
렌즈는 전부 후지논 35mm f/2.0
1. 인간
2. 짐승
3. 풍경과 사물
4. 먹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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