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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databox_73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nHere
추천 : 0
조회수 : 2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1/12 00:44:39
금요일에 소위 말하는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해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인 중앙대학교 한덕현 교수님의 강의였는데, 확실히 게임에 대해 많이 아시면서도 강의도 재미나게, 흡입력있게 해 주셨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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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 장애 ( Internet gaming disorder ) 는 2013년 개정된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과 진단 기준 (DSM-5) 에서 정식 진단은 아닌, ‘향후 연구를 해서 정식 진단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상태’ 중 하나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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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데 일단 이 진단 기준을 올린 사람(Petry Nancy) 는 정작 인터넷 게임 장애 환자를 10여명 밖에 못 봤다고 한다. ㅋㅋ 넌센스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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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중 하나는 인터넷 게임 장애의 유병률이 국가별로 꽤나 차이가 나는 것이기도 할 터이다. 샘플 및 진단기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인터넷 게임 장애는 한국, 중국, 대만 등의 동아시아권에 많다. 아마도 빠른 인터넷 보급 등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북미/일본은 인터넷 게임보다 콘솔 게임이 강세라.. 그쪽엔 막상 인터넷 게임 장애가 그닥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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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진단 기준은 중독의 기준에 가깝게 정리되어 있다. 금단, 내성 등을 포함하여. 몇년 전? 피씨방 전원을 내리는 MBC의 실험에서 전원을 내리니 여기저기서 나오는 욕을 보고 금단이 어쩌니 저쩌니 했다는 ‘개소리’를 비판하시기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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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을 많이 하면 중독인가? 성인들이 술을 폭음하면 다 중독인가? 와 같은 질문이다. 교수님 께선 인터넷 게임 장애를 중독보다는 충동조절쪽 문제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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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재미난 연구결과도 들었는데, 이를테면 프로게이머들의 뇌 영상들을 분석하기도 하고 그걸 환자들과 비교하고 특정 정신질환과의 연계 등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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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 과몰입에 취약한 상태가 둘 있는데, 아동청소년 들의 ADHD, 그리고 성인의 우울 장애다. 생각보다 ‘순수한’ 게임 과몰입은 적고, 저 둘 중 하나가 동반 이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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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게임 많이 하는 아동청소년, 혹은 성인이 부모에게 끌려오면 치료자가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게임을 얼마나 하냐는 질문일텐데, 여기서 아이는 하루에 2시간을 한다고 하며 부모는 13시간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둘 다 맞는 말일 수 있다. 아이는 실제 자기가 플레이 한 시간만을 말한 것일 수 있고, 부모는 아이가 게임한 시간에 게임공략을 보는 시간, 프로게이머가 하는 플레이 유튜브로 돌려보는 시간, 커뮤니티에서 타 유저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흔히 알콜 중독들이 음주량을 거짓으로 줄여 말하는 것과 다를 수 있기에, 그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 심지어 요즘 게임들은 소위 말하는 오토 돌리는 게임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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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면 (알콜 중독의 베르니케-콜사코프처럼) 뇌가 녹는다, ADHD가 생긴다, 우울증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뭔 헛소리인가 했는데, 의외로 심리학자들의 연구 쪽에선 저런 연구결과를 내놓은 곳이 있다고 한다. 앞서 아야기 한 것처럼 ADHD와 우울증 환자들이 게임에 취약하다. 그런데 당연히 ADHD와 우울증이 게임으로 인해 생기진 않는다. 오히려 게임이란 것이 상당한 수준의 멀티태스킹을 요하기에, 뇌의 인지 연결망이 오히려 게임을 많이 하면 증가한다고 한다. 지속적인 인지적 자극 사용으로 인지기능의 향상을 가져온다고도. 즉, 게임은 중립적 자극일 뿐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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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게임을 하면 우리는 머리를 써서 집중할 것이니 논리를 담당하는 좌뇌를 많이 쓸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는데, 연구를 해 보니 오히려 우뇌의 사용이 많다고 한다. 즉,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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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에서 강조하신 부분이, 도박성이 강조된 게임들이 분명히 있으며, 그런 게임에 몰입하는 것은 게임 장애쪽이 아닌 도박 장애로 보는 것이 필요하고 치료도 거기에 맞게 해야한다고 한다. 뭐, 모바일 게임에서 돈 놓고 돈 먹기, 강화 등등 이런 요소는 분명 도박이다.
그리고 그런 도박 장애 환자들은 분명히 인지 네트웍의 기능이 오히려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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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게이머의 최전성기는 몇 살인가? 임요환이니 홍진호니 홍진호니 이윤열이니 김택용이니 등등 잘나갔던 게이머들은 많지만 공통적으로 전성기는 20대 초중반을 넘지 않았다. 30세가 넘으면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즉 주의력 분산 능력이 떨어지는 것. 또한 게임에 대한 몰입도 역시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점 역시도 다른 중독과는 궤를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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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네 부모님들이 다들 착각하시는 것 중 하나, 게임과몰입 청소년이 게임을 안 하면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바람직한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 기대들 한다. 분명한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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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인식 자체 역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강의였다. 뭐, 난 원래도 나쁘지 않게 보는 편이긴 했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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